[열린광장] 한인 팬도 화제의 연극 만났으면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4대 장막극 중 ‘벚꽃동산’ (연출 사이먼 스톤)이 지난 6월 4일 부터 LG아트센터서울에서 먼저 포문을 열었고, 이어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연출 손진책)이 6월 9일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또 다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맥베스’(연출 양정웅)는 7월 19일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이들 연극은 최고의 연출가와 스타 배우들이 완성해 낸 완벽한 공연이라는 평단의 찬사를 듣고 있으며, 공연이 시작된 작품들은 전석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출연진의 면면을 살펴보니 화려하다.‘벚꽃동산’에는 칸의 여왕 전도연과 박해수, 손상규, 최희서 등이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되었고, ‘맥베스’에는 국민배우 황정민과 송일국, 김소진이, ‘햄릿’에는 대한민국 연극상 중 최고의 영예로 불리는 ‘이해랑연극상’의 역대 배우 부문 수상자가 11명이나 출연한다. 이들 중 이호재,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재건, 김성녀, 연출 손진책은 지난 30년 동안 에이콤이 LA 초청 공연을 했던 ‘MBC 마당놀이 심청전’, ‘피의 결혼’, ‘피고지고 피고지고’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지나’,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장수사회’, ‘어머니’, ‘벽속의 요정’ 등의 작품을 통해 한인 연극팬들과도 만났던 연극인들이다. 연극계의 대가들이 총 출동해 고전을 이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번 연극들에 대해 한국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 연극 팬들의 관심도 높다.
지난 몇 년 동안 한인 연극 팬들을 위한 몇몇 초청 연극이 있었다. 지난 2018년에는 마당놀이 인간문화재 윤문식이 출연한 극단 시민극장의 ‘싸가지 흥부전’(장명수 각색, 장경민 연출)이, 그리고 2019년에는 수상한 할아버지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다른 최주봉, 양재성, 윤문식 공동 주연의 ‘할배열전’(김지훤 작, 주호성 연출)이 LA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윌셔이벨극장에서 모든 관객을 울렸던 극단 글로브의 가족연극 ‘동치미’(작 ·연출 김용을)가 우리가 만난 마지막 작품이다. 그때 객석을 가득 메운 한인 연극 팬들은 공연이 끝난 후 한목소리로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좋은 연극을 만나 마음껏 향유하며 연극의 진수를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문화 특구인 대학로에는 120여 개의 소극장이 있어 365일 연극 공연이 있다. 하지만 미주 한인들은 우리말 연극을 접할 기회가 적다. 따라서 한인 연극인들의 공연이나 한국 극단의 초청 공연이 갖는 의미는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서울에서 뜨겁게 공연 중인 고전 연극들을 미주의 한인 연극 팬들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광진 / 문화기획사 에이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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