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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절도범, 전기차 충전소도 공격

구릿값 상승으로 더 극성
6가 다리 최근 다시 정전
“보수하면 또 절도” 우려

LA 한인타운 한 가로등 하단이 구리절도 피해로 망가진 모습. [중앙포토]

LA 한인타운 한 가로등 하단이 구리절도 피해로 망가진 모습. [중앙포토]

LA시가 구리 절도범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승을 부리던 구리 절도 사건들은 올해 기록적인 구릿값 상승으로 더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최근 LA다운타운 6가 다리는 어둠 속에 잠겼다. 며칠째 불빛 하나 없이 깜깜한 모습이다.  
 
절도범들이 교량의 구리선을 절취해 달아나면서 조명이 훼손된 것이다. 이렇게 훼손된 거리는 장작 7마일에 달한다.  
 
케빈 드레온 LA시의원(14지구)은 “절도범들은 마치 보수공사 하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며 “마치 ATM에서 돈을 인출하는 것처럼 보수하면 또다시 훔쳐간다”고 우려했다.  
 
드레온 시의원 사무실 측에 따르면 훔쳐간 구리선은 길거리에서 약 1만1000달러 정도에 팔리지만, 훼손된 교량의 구리 배선을 교체하고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LA시가 사용하는 비용은 연간 200만 달러의 비용으로 나타났다.
 
6가 다리 뿐만이 아니다. 테슬라 EV 충전소도 구리 절도범들의 타깃이 되면서 시애틀과 오클랜드, 휴스턴 등에서 피해가 보고됐다.  
 
플로(Flo)나 EV고(EVgo) 같은 다른 전기차 충전업체 역시 최근 절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네바다, 애리조나, 콜로라도, 일리노이, 오리건 주 등의 여러 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구리 가격이 세계 시장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구리 절도는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구릿값은 사상 최고치인 파운드 당 5.2달러를 기록했다. 작년보다 25% 급등한 가격이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구리 수요가 높아진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다수의 분석가는 앞으로 구릿값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충전업체들은 사실 케이블에 들어있는 구리양은 많지 않고 추출도 어렵다고 전했다. 기껏해야 케이블당 15~20달러쯤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절도범들은 더 많은 케이블이 훔치려고 할 것이고 피해는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치안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해 LA시에서 발생한 구리 절도 사건은 약 6000건에 달한다. 피해 시설로는 묘비 동판, 가로등, 선로 박스 등 다양하며 그 해 보수공사에만 170만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 절도는 단순히 시설물 파손과 비용뿐만 아니라 공공 안전 문제까지 야기시킬 수 있어 해결이 시급하다.
 
LA다운타운이 포함된 LA시 14지구에서는 구리선 절도로 3700개 가로등이 완전히 꺼졌고 인터넷 접속이 끊기는가 하면 화재 경보 시스템 작동이 중단된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LA 메트로 전철 전력 공급 시스템에도 누군가 침입해 구리선을 절취하면서 일부 노선 운행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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