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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공항 중 최악” LAX 개선될까

매일 70개 항공사 700편 출도착
작년 여행객 7500만명…증가세
출입도로 외길에 순환로도 체증
첫 방문객들 우왕좌왕하기 일쑤

자동무인 모노레일 건설에 희망
2.25마일 29억불 투입 내년 개통
렌터카 통합 구역 건설도 해결책
신구 혼재된 과도기…차차 개선

원문은 LA타임스 6월12일자 ‘The worst airport I’ve ever been to.‘ Can LAX be fixed?’ 제목의 기사입니다. 

 
지난 메모리얼데이 연휴기간 LAX의 순환도로에는 여행객들의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로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명 전 기자

지난 메모리얼데이 연휴기간 LAX의 순환도로에는 여행객들의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로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명 전 기자

캘리포니아를 처음 방문한 알렉사 우드워드는 도착하자마자 길을 잃었다.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을 나와서는 우버도 부르기 어려웠다. 와중에 들리는 공사 착암기(Jackhammer) 소음은 불안감을 더했다. 공기 중의 대마초 냄새를 제외하면 그녀가 기대했던 첫인상과는 전혀 달랐다.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인 그녀는 “공항은 더럽고, 공사도 많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LAX를 오가는 길은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잔잔한 태평양 해변이 불과 2마일 떨어져 있지만, 원 월드웨이(1 World Way)라는 악몽 같은 말굽 모양의 공항 순환 도로에서 한 시간을 허비하다 보면 그 사실을 잊기 쉽다.
 
LAX에 건설중인 무인 자동 모노레일 철로 위를 공사 관계자들이 걷 고 있다. 제라노 몰리나 기자

LAX에 건설중인 무인 자동 모노레일 철로 위를 공사 관계자들이 걷 고 있다. 제라노 몰리나 기자

현재 LAX에서는 2028년 올림픽과 2028년 개항 100주년을 앞두고 300억 달러 규모의 개보수 작업이 한창이다. 공항 위로 솟아오르고 있는 ‘자동 무인 모노레일(Automated People Mover·APM)’ 선로의 모습은 미래를 예고한다.
 
하지만 APM 시스템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출발 전과 도착 후의 대혼란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첫 방문객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솔트레이크에서 온 제니퍼 마틴은 “LAX는 내가 가본 공항 중 최악이다. 완전히 혼란 그 자체”라며 “샌디에이고 공항으로 갔어야 했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와 남편, 두 어린 자녀는 렌터카 구역까지 운행되는 무료 셔틀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결국 우버를 이용했다.
 
LAX에는 터미널 간 이동하는 경유 환승객이 거의 없다. 통계에 따르면 LA가 출발지거나 종착지인 승객은 65%에 달한다.
 
다른 주요 공항, 예를 들어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은 연결 허브로 사용되지만, LAX는 주로 직항편을 위한 공항이다. LA카운티 인구가 1950년 400만 명에서 현재 1000만 명으로 증가하면서 항공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이는 공항을 오가는 차량 교통량 역시 폭증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LAX에는 매일 약 70개 항공사 소속 700대 직항편이 출도착한다. 지난해 LAX는 7500만 명 이상의 여행객을 맞이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 정점이었던 2019년보다 적지만, 1979년의 3500만 명, 2000년 6700만 명과 비교할 때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는 매주 수십만 명의 여행객과 5만명 이상의 공항 직원이 하나의 도로를 통해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도로의 주요 연결 고리는 전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정체 구간 중 하나인 405번 프리웨이다.
 
LAX는 항공기 운영 및 항공 교통량 처리 능력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대신 대부분의 문제는 지상 접근성에 집중되어 있다.
 
글로벌 인프라 자문회사인 인프라스트레터지스의 조슈아 생크는 “그래서 LAX에는 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터미널을 건설하는 데 중점을 둬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승객이 증가하면 LAX의  병목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 환승 없이 오갈 수 있는 대중교통이 없는데다 순환도로 디자인도 문제다. 루프 형태의 순환 도로는 뉴욕의 존F케네디 공항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LAX의 공항 출입구는 평소에도 정체가 심한 센츄리와 세펄베다 불러바드로 빠져나가는 외길밖에 없다.
 
톰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 개청과 1984년 올림픽 이후 LAX측은 차량 정체 해소를 위해 차선을 추가해왔지만 이마저도 포화 상태다. 최근 공항측은 외곽에 운전자들이 최대 2시간 동안 대기할 수 있는 구역과 라이드셰어 서비스 및 택시를 위한 렉시트(LAXit) 구역을 마련했다. 하지만 렉시트로 가기 위해 셔틀을 타거나 걸어가는 데도 30분 이상 걸릴 수 있다.
 
UCLA 교통연구소의 브라이언 테일러 소장은 “그간 LAX측은 정체 해소를 위해 차량들을 외곽으로 더 많이 이동시키고 셔틀버스 운행속도를 늘리려 노력했다”면서 “하지만 승객 입장에서 가장 쉬운 건 차를 주차장에 두거나 청사 앞에서 내려줄 수 있도록 차량 출입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실적인 문제는 또 있다. LAX내 주차비는 하루 약 60달러로 비싸고, 공항 외부 주차장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현재 공항에 건설중인 모노레일 APM에는 29억 달러가 투입됐다. 2.25마일 길이로 2025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이 모노레일은 각 터미널, 메트로 경전철(C Line), 주차장 및 렌터카 구역으로 이동시켜 정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405번 프리웨이 근처에 건설중인 렌터카 통합 프로젝트 역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630만 평방피트 부지에 1만8000대 이상의 차량을 수용할 예정이다.
 
추가 해결책들은 LA시 전역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교통학과의 메건 라이어슨 학장은 “시내 교통량의 상당수는 공항을 오가는 사람들로 인한 것”이라며 “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전반적으로 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통 계획을 수립할 때 누구를 위한 것인가는 질문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처음 방문한 여행객들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토에서 가족과 함께 온 구프리스 세시는 LAX의 우버 승하차 구역까지 가는 방법을 알아내는데만 30분을 허비해야 했다. 그녀의 남편 럭키 싱은 “시간 낭비였다”며 “공항 직원들은 도움을 주지 않았고, 자주 오는 방문객이 아니면 시스템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AX는 최근 여행객들이 공항을 더 잘 이용할 수 있도록 4300만 달러를 들여 표지판과 터미널 및 게이트 번호 시스템을 업데이트했다.
 
예를 들어, LAX의 모든 터미널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보안 검색대를 한 번만 통과하면 모든 터미널에서 톰브래들리 국제선 청사로 이동해 초밥이나 와인을 즐기고, 투미나 에르메스 같은 명품 브랜드를 쇼핑할 수 있다. 또 웨스트 게이트(West Gates)에서 라이브 음악 공연을 즐기고, 1·2번 터미널에서는 예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LAX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넓은 공간과 비좁은 공간이 혼재되어 혼란스러운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 2.2마일 내부 말굽 모양의 일부는 화려한 유리 통로와 다채로운 벽화와 그림으로 이어져 있지만, 다른 부분은 노출된 전선과 바람 부는 팬이 있는 좁고 어두운 복도로 이어진다.  
 
각 터미널을 업그레이드하는데에는 수십억 달러가 투입됐다. 1번 터미널에만 거의 9억8000만 달러가 소요됐다. 국제선 청사의 웨스트 게이트에는 17억 달러, 4·5번 터미널 업그레이드 및 티켓팅, 검색 및 수하물 수취 구역 중앙 집중화에 16억 달러를 투자했다.
 
라이어슨 학장은 공항 확장 계획을 공항과 항공사간의 ‘섬세한 춤’에 비유했다. 그녀는 “양측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독립적으로 승객의 요구를 예측하고 있어 이견 조율을 하기 어렵다”면서 “게다가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공항 측과 항공편을 늘려야 하는 항공사측의 지향점도 다르다”고 공항 시설 업그레이드의 어려운 점을 지적했다.
 
“공항 건설 관계자들은 현재 가지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미래를 결정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내려온 결정들의 결과에 현재 우리가 얽매여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콜린 셸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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