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박물관 고발에 한인들 힘모은다
한인단체 관계자들 다음주 모임
검찰·국세청에 조사 요청 논의
재추진 신규단체 구성 가능성도
현재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한국일보 회장인 장재민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고발 내용은 이사회의 불투명한 운영과 그동안 모금한 건립기금 약 1100만 달러의 사용 내역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 후원회’에 따르면 한인사회 전·현직 단체장, 타인종 단체, 한인 2세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한미박물관 이사회를 가주 검찰 및 국세청(IRS)에 고발하기 위한 미팅을 갖는다.
시민 후원회의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는 “2차 공청회 이후 여러 단체 관계자들로부터 함께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있다”며 “구체적인 미팅 스케줄을 다음주 내로 조율하고 있으며 조사 요청 및 고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모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미박물관 프로젝트는 좌초 위기다. 〈본지 4월8일자 A-1면〉
건축비 증가로 건물 디자인조차 원점으로 돌아갔고, 지난 8년간 실무를 맡아온 윤신애 사무국장까지 그만뒀다. 한미박물관 웹사이트(kanmuseum.org)는 수년째 폐쇄된 상태로 방치돼 있고, 가주 검찰 기록에는 관련 서류조차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이사회 등록도 ‘연체(delinquent)’ 상태로 표기돼 있다.
권영신 대한인국민회 전 이사장은 “두 번의 공청회를 통해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이사회의 입장을 듣고 싶었을 뿐인데 지금까지 아무 응답도 없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법적 고발이 불가피하고 현재 10여 명 정도의 한인사회 관계자들이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팅 스케줄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만약 한미박물관 이사회에 대한 고발이 정식으로 이루어질 경우 좌초 위기의 프로젝트를 재추진하기 위한 새로운 단체가 구성될 가능성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사회 한 관계자는 “주류사회였다면 이런 식의 프로젝트 진행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현재 일부 단체장, 한인 사회 주요 인사 중에서는 법적 고발 후 새 단체 구성의 필요성도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계속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무국장의 공석이 이어지고 있고, 이사진 교체 여부 등에 대해 본지는 이사회 측에 입장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한미박물관 디자인을 제작했던 ‘모포시스’의 이의성 건축가 역시 질의서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한미박물관은 지난 1991년 당시 원로 건축가였던 데이비드 현 이사장을 중심으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딸 수잔 안, 예비역 김영옥 대령,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새미 리 박사 등을 중심으로 추진해왔던 한인 사회의 숙원사업이다. 이후 LA시로부터 한미박물관 건립 부지를 거의 무상으로 장기임대(2013년) 받는 쾌거를 이뤘지만, 그 이후부터 프로젝트는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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