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사회물리학] 한인교회의 타인종 전도
미주의 한인교회들은 한인 이민자들의 주된 공동체이기 때문에 사회적 모임의 특성을 함께 지닌다. 한인교회들은 공항 픽업부터 시작해서 이민 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이 새로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주거지를 찾아주고,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차량 구매를 위해 이곳저곳을 방문하고,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자녀 교육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 주며 섬김의 역할을 해 왔다. 이민 생활 정착을 돕는 섬김이 곧 전도 활동이 되어서 특별히 전도사역을 하지 않아도 이민 온 한인들을 교회로 이끌 수 있었다.미주 한인교회는 그동안 괄목할만한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미래세대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도록 한글학교를 운영하면서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가르쳤다. 한인교회의 이민 1세대는 예배당, 교육관, 체육관을 지으면서 영어권의 미래세대가 한 우산 안에 머물며 한인교회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를 고대했다. 영어권 회중을 위해 영어 예배를 따로 만들고 독립적인 행정과 자율적인 교회운영을 보장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이민 1세대와 미래세대가 공존하는 다문화 한인교회의 좋은 예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인교회의 영어권 회중이 독립하면서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한인교회 안으로 들어오는 다문화 교회가 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동질집단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영어권 한인교회도 있다. 미국의 중소 도시에 있는 한인교회는 한미가정을 이룬 미국분들이 한어권 예배에 참석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 미국분들을 위해 주보를 한어, 영어로 함께 적거나, 예배 슬라이드 찬양 가사에 영어를 함께 적고, 통역자를 통해 한어 설교를 영어로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영어가 가능한 목회자는 한어와 영어를 사용하면서 이중언어로 설교를 하기도 한다. 한어권 예배가 다문화 상황에 적용하는 소극적인 실제이다. 그럼 적극적으로 한어권 회중이 다민족, 다인종 비신자들을 전도해 한어권 회중으로 들어오게 할 수는 없을까.
전도는 영어표현으로 'evangelism' 혹은 'outreach'라고 한다. 피터 와그너는 이와 같은 전도에는 현존(presence), 선포(proclamation), 설득(persuasion)의 요소가 포함되며 전도를 하나의 과정이나 여정으로 다루기보다는 하나의 사건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포스트모던 문화 속에서는 'evangelism'보다는 'outreach'가 더 유용하다고 엘머 타운스와 에드 스테처는 말한다. 'outreach'는 누군가에게 찬물 한 컵을 주는 것에서부터 예수님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개인적으로 나누는 것까지, 우리가 펼치는 모든 사랑의 표현을 포괄한다고 말한다. 'Outreach'에는 'evangelism'이 포함될 수 있지만, 그 범위는 훨씬 더 넓어 그리스도를 영접하지 않은 사람들을 향한 모든 외면적인 사랑의 행동이 포함된다.
비록 한인교회의 한어권 예배가 다민족, 다인종의 사람들에게 불편한 예배가 될 수 있을지라도 이들을 향한 '전도(outreach)'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한인교회는 주일 예배 후 점심 식사 교제를 갖게 된다. 다민족, 다인종 사람들을 예배에 초대한 후 모든 회중이 한국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나누는 식탁 교제는 불편한 한어 예배를 보완하는 훌륭한 성육신적 섬김 사역이다. 이제 한인교회는 선교적 다문화 교회가 되어 타인종들을 전도하여 한어권 예배로 초대하고 한인교회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인교회의 한어권 목회자는 다문화 상황을 인지하고 한인 회중이 선교적 회중이 되도록 가르치고 훈련해야 한다.
선교적 회중은 직장과 사회생활 속에서 만나는 타인종 비신자와 복음과 문화에 대한 내적인 대화를 통해 타인종 사람들이 한어권 예배로 초대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접촉점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한인교회는 타인종 사람들이 한인교회를 방문할 수 있도록 선교적 접촉점이 될 수 있는 섬김의 행사들을 기획해야 한다.
감사한 일은 한국문화가 많이 알려지면서 한인사회의 중심이 되는 한국교회에 관심을 두는 타인종 사람들이 많아졌다. 미주 한인교회가 양적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수많은 다민족, 다인종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미국의 선교적 상황 속에서 모든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기 위함이다. 미주 한인교회들이 선교적 다문화 교회로 확장되어 양적인 교회 성장을 기반으로 성육신적 섬김의 사역을 실천하는 질적으로 성숙한 교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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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수 / 목사·맥알렌세계선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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