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동창회 골프대회 이모저모] '모교 우승을 위해'…그린 달군 열띤 승부

학교의 명예 걸고 최선 다해
프로 못지 않는 기량 선보여
유니폼으로 패션 감각 뽐내
더운 날씨에도 시니어 맹활약
참가 학교 선수들 우정 나눠
타인종 골퍼들도 응원 보내

이화여대팀과 경기여고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팀과 경기여고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골프대회에 참석한 한 선수가 멋진 티샷을 선보이고 있다.

골프대회에 참석한 한 선수가 멋진 티샷을 선보이고 있다.

중대부고팀 김연광 선수가 4번째 버디를 잡고 기뻐하고 있다.

중대부고팀 김연광 선수가 4번째 버디를 잡고 기뻐하고 있다.

6월의 푸른 잔디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모교의 명예를 걸고 펼치는 승부의 세계는 그야말로 치열했다. 아마추어 대회임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한 선수들의 열정은 프로 못지 않았다. 동시에 곳곳에서는 웃음꽃도 만발했다. 동문간 우애는 필드 위에서 더욱 깊어졌다. 매 홀을 다니며 승부의 순간들을 스케치로 담아봤다.    
 
 ○…중대부고 김연광 선수는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첫 다섯홀에서 무려 버디만 4개를 기록했다. 같은 팀에 있던 한 선수는 “초반부터 4언더라니… 말이 안 나오네”라며 기죽은 모습을 보였다. 김 선수에게 컨디션을 물었다. 고수는 역시 겸손하다. 김 선수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아닙니다”라며 자기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승부보다는 ‘깔맞춤’이 먼저다. 이날 대회는 선수들의 패션 감각도 돋보였다. 그야말로 알록달록이었다. 이화여자대학교팀의 경우 두 가지 색의 유니폼을 입었다. 연두색과 초록색이다. 물론 왼쪽 가슴엔 이화여대 로고를 박았다. 시니어부에 출전한 경기여고팀은 정열의 빨간색으로 통일했다. 배명고등학교팀은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상큼한 중년들의 패션 감각을 뽐냈다.
 
○…서울대학교 장유호 선수가 12번 홀 티샷에서 해저드를 냈다. 선수들은 즉시 경기 운영을 담당하는 마셜을 불렀다. 정확한 경기 규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OB나 해저드 벽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후 경기 진행을 두고 선수들이 진지하게 토론을 벌였다. 마셜이 와서 일단락되나 싶었지만, 토론은 한동안 계속 이어졌다. 한 선수는 “명랑골프였다면 ‘야, 그냥 넘어가서 쳐’라고 하겠지만 대회니까”라며 경기에 진지하게 임했다.  
 


○…이화여대팀의 한 선수가 티샷에 섰다. 본지 사진 기자가 멋진 드라이버 샷을 렌즈에 담기 위해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쑥스러워하며 “지나가 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부탁했다. 그만큼 시합에 대한 부담이 큰 것 같았다. 본지 사진 기자가 웃으며 “파이팅입니다”라고 말하자 경직됐던 얼굴에서 갑자기 웃음꽃이 폈다. 그리고 이 선수가 날린 드라이버 샷은 멋지게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이날 날씨는 최고 기온이 90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웠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누구 하나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시니어 팀의 기세가 대단했다. 17번 홀에서 티샷을 친 공군과학고 우광렬 선수는 다른 학교 선수들을 처음 만나지만 즐겁게 경기에 임했다. 서로 ‘굿샷’을 외쳐주고 “언제 이민을 왔느냐”며 묻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우광렬 선수는 “좋은 팀원들과 함께 경기를 진행하게 돼서 좋고 모두가 우승을 향해 경쟁하지만 동시에 즐겁게 공을 치고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많은 선수가 그린에서 고전했다. 예상치 못한 라이와 빠른 그린 스피드 때문에 여러 선수가 그린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기 운영위원이 그린 스피드가 ‘12’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런 가운데 숭실대팀 탁재동 선수가 4번 홀(파3)에서 가볍게 파를 기록하자 주변 선수들이 부러운 눈빛으로 탁 선수를 바라보기도 했다.
 
○…골프의 묘미는 역시 숏게임이다. 선수들은 비교적 거리가 짧은 파3 코스를 더 어려워했다. 중앙대팀 허운동 선수는 11번홀(파3)에서 티샷을 치기 전 다른 홀에 비해 연습 스윙을 조금 더 오래 했다. 그만큼 파3 코스에서는 선수들이 신중을 기했다. 허운동 선수가 친공은 다행히 잘 뻗어 나갔다. 살짝 슬라이스가 나긴 했지만 ‘이만하면 다행이다’ 표정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골프장을 찾은 타인종 골퍼들은 수많은 한인 선수들을 보며 놀라는 모습이었다. 한 타인종 골퍼는 선수들에게 “무슨 대회인가”라고 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동창회’ 골프 대회라고 하니 다들 놀라며 어느 학교 동문회인지 묻는 등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한 골퍼는 “나이가 들어도 한국에서 다니던 학교 동문끼리 모여 즐겁게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부럽다”며 “미국에서도 학교 동문회 간의 골프 대회 같은 걸 주최한다면 많은 사람이 참가할 것 같다”고 말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경기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선수들이 지칠 만도 하지만 오늘만큼은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가 선수들의 얼굴에 가득했다. 저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1번 홀에서 경동고팀 조성룡 선수의 공이 그린 바로 앞 러프에 떨어졌다. 그린 바로 앞인만큼 더 신중을 기해 오래 연습 스윙을 했다. 수차례 스윙 연습 끝에 공을 홀컵 바로 앞에 붙였다. 팀원 선수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조 선수는 기분 좋게 홀아웃을 해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회가 열린 캐년크레스트컨트리클럽은 연회장, 레스토랑, 테니스장, 수영장 등을 갖춘 리버사이드 지역의 유명 프라이빗 골프장이다. 이 골프장은 윤창기(80)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윤 회장도 참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날 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회장은 약사 출신으로 1972년에 도미했다. 이후 약국 등을 20여 개나 운영했고 부동산 개발 및 투자자로도 활동했다. 미래은행 이사장도 역임한 인물이다. 

관련기사


글=장열·김경준 기자·사진=김상진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