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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의 눈] 고가 전략 ‘에러완’ 마켓의 성공 비결

정하은 / 경제부 기자

정하은 / 경제부 기자

인플레이션으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계 재정 악화로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들은 매출 하락과 이윤 감소 상황에 직면했다. 저가 판매 업체인 99센트온리스토어가 파산신청을 하는가 하면 타깃, 월마트, 월그린 등은 매출 유지를 위해 가격을 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급 유기농 제품 판매 업체 ‘에러완’의 영업 호조가 관심을 끈다. 에러완은 1966년 보스턴에서 출범했지만 현재는 베벌리힐스, 샌타모니카, 베니스, 스튜디오시티 등 LA지역에만 1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에러완은 유기농 인증을 받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 고급 육류와 해산물 등을 판매한다. 특히, 다른 소매업체에서는 구하기 힘든 대체 단백질, 비건 제품, 건강 관련 제품들이 다양하다.  
 
얼마 전 찾았던 에러완 매장은 고객으로 북적였다. 넓은 지상 주차장이 꽉 차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야만 했다. 매장에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리된 과일, 야채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매장 안에는 예상보다 더 많은 고객이 장을 보고 있었다. 주 고객층은 20~30대의 젊은층이었다.  
 
고급 마켓으로 알려져 예상은 했지만 가격대는 그 이상이었다. 올리브유 한 병에 50달러, 오가닉 로스티드 치킨 한 마리가 23.75달러, 블루베리 한 팩에 13.99달러, 청포도 27.96달러, 닭가슴살 파운드당 12.49달러 등이었다.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다른 업체의 2배는 됐다. 목이 말라 유명 인플루언서 켄달 제너의 스무디를 골랐더니 가격이 23달러나 한다. 심지어 물 한 병 가격도 3.99달러였다. 연간 멤버십 비용도 200달러로 코스트코의 60달러와 비교하면  3배 이상이다.  
 
어떤 맛인지 궁금해 에러완 자체 제품인 ‘오가닉 치킨 베지터블 수프’와 스무디를 구입해 직접 먹어봤다. 그런데 가격보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건강한 느낌의 치킨 수프와 생과일 스무디였다.  
 
인플레이션 상황에도 에러완이 매출 호조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에러완은 켄달 제너, 헤일리 비버 등 유명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에 성공했다. 에러완의 음료를 소개한 영상은 소셜미디어(SNS)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음료를 맛본 사람들이 SNS에 후기를 공유하면서 한 잔에 17~23달러의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다 에러완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은 ‘영앤리치(young and rich)’라는 이미지 프레임이 생기면서 궁금증 탓에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또 가격보다 서비스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고려 깔끔하고 세련된 매장 디자인에 친절하고 전문적인 직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다양한 조리 음식과 간식 옵션 등이 소비자에게 특별함을 느끼게 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대체육과 비건·키토 푸드의 다양화도 인기에 한몫했다. 요즘 MZ세대 푸드 트랜드의 하나가 비거니즘이다. 더푸드인스티튜트에 따르면, 많은 MZ세대가 간헐적 채식을 한다. 이들의 72%가 향후 5년간 채식주의 계획을 밝혔고, 그중 52%는 ‘건강상의 이점’을 이유로 꼽았다. 비건의 인기에 ‘비거노믹스(비건+이코노믹스)’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에러완은 젊은 세대의 이런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판매 전략을 도입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일각에서는 가격 대비 가치에 대한 비판도 내놓고 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에러완 제품의 가격이 비슷한 품질의 다른 브랜드 제품보다 2~3배 이상 비싼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러완의 고품질·고가 전략이 언제까지 성공할지 주목된다. 

정하은 /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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