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들 한인타운 약국 노린다…올해 12곳서 36건 피해 신고
역대 최다…8차례 털린 곳도
고가의 마약성 처방약이 목적
한인 약국들 보안 강화 고심
본지는 LA경찰국(LAPD) 범죄통계에서 지난 5월 14일까지 ‘약국’에서 발생한 사건을 취합했다. 그 결과, 한인타운 관할지서인 올림픽경찰서 관내에서는 올해 총 36건이 발생했다. 이는 21개 LAPD 지서 중 4번째로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은 대부분 절도였다. 특히 물건을 슬쩍 도둑질하는 ‘들치기(shoplifting)’가 17건, 영업이 끝난 약국의 유리창 깨는 등 강제로 침입해 절도하는 ‘침입절도(burglary)’가 9건 등 전체 70% 이상을 차지했다.
주소로 분류한 결과 피해 장소는 총 12곳이었다. 이는 한 곳에서 여러 차례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타운 남쪽인 버몬트 애비뉴와 워싱턴 불러바드 교차로 인근에서 지난 4개월간 8번의 들치기가 발생했다. 해당 주소 인근에는 약국 ‘라이트에이드’가 위치하고 있다.
또 타운의 윌셔 불러바드와 세라노 애비뉴(3700 Wilshire Blvd) 인근에서도 같은 기간 7차례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주소 인근에는 CVS 약국과 랄프스마켓 내 약국이 위치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남체인 쇼핑몰내 약국(2700 W Olympic Blvd)에서도 2건의 침입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올해 한인타운 약국 범죄 피해는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월까지 4개월간 범죄 피해를 집계했을 때 지난 2014년 22건을 기록한 뒤 30건이 넘는 해는 2017년(31건), 2018년(31건), 2022년(32건), 2023년(33건)이었다. 올해 최고치인 36건을 기록했다.
LA시 전역에서도 약국을 타깃으로 한 절도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LA 지역 약국 최소 7곳을 턴 연쇄 강도 일당 6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당시 용의자들이 중독성이 강한 프로메타진-코데인 기침 시럽 등을 찾았다고 밝혔다.
약국이 절도범들의 타깃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가의 마약성 약품들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해 피해를 보기 쉽다.
가주한인약사회 마틴 김 회장은 “우리 협회에 가입된 약국 중에서도 4곳이 절도 피해를 봤다”며 “예전에는 회의하면 이런 주제가 대두되지 않았는데 작년 가을부터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방전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마약성 약품들을 훔쳐 암시장에서 판매한다”며 “모르핀이나 옥시코돈 등은 8온스에 400달러씩 하는데 요즘엔 더 올랐다. 값도 많이 나가니 그런 절도 범죄가 더 기승을 부린다”고 우려했다.
약국들 입장에서는 범죄 피해를 두 번 이상 당할 경우 보험 커버도 어려워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그는 “우범지역에 있는 약국들은 그런 의미에서 피해가 더 크다”며 “최근 한인 약국들은 셔터 롤업을 설치하거나 강화유리를 교체하고 벽도 한 겹 더 붙이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범죄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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