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숫자 5의 마력
첫째, 동양철학에서의 오행설(五行說)이다. 천지간에 끊임없이 순환하는 목, 화, 토, 금, 수의 다섯 가지 원소가 사물을 이루고 또 변화시킨다는 이론이 오행설이다. 다섯 원소는 서로 생겨나게 하는 관계가 있는데 곧, 목에서 화가, 화에서 토가, 토에서 금이, 금에서 수가 그리고 수에서 목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오행상생(五行相生) 이라고 한다. 또한 오행에는 서로 이기는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오행상극(五行相剋)이다.
인간을 비롯하여 모든 만물이 서로 이기거나 변화시키는 관계를 유지하며 공생 관계를 잘 지키면 평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치를 보여준다. 특히 인간관계가 오행상생처럼 서로 좋은 방향으로 이뤄지면 평화스런 결과를 낳겠지만 오행상극처럼 서로 이겨보려고 다툰다면 나쁜 결말을 가져온다는 이론이다.
둘째, 유교에서의 오륜(五倫)이다. 이는 다섯 가지 인륜(人倫)을 말한다. 곧, 군신 사이의 의리, 부자 사이의 친애, 부부 사이의 분별, 장유 사이의 차서, 붕우 사이의 신의를 일컫는데 오상(五常) 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 오륜에 모범이 될만한 150명의 행적을 그림으로 그리고 한글로 써서 책을 만들었는데 이 책이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 다.
오륜은 인간행위의 선악을 정하는 표준을 연구하고 의무와 도덕을 논하여 도덕적 심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는 유교의 종교철학이다. 오늘처럼 인륜이 땅에 떨어진 마당에 참으로 기억해야 하고 지켜야 하는 윤리 강령이다.
셋째. 동물세계의 오수부동(五獸不動) 원리다. 쥐와 코끼리가 만나도 서로 두려워하고 꺼리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오수부동의 의미다. 동물 다섯 마리의 특성을 이용해 만든 이 이론은 인간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오수부동이란 말은 사회 조직이 서로 견제하는 세력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서로 견제하는 특성이 가장 뚜렷한 조직이 정치세력이므로 정치인들은 자기가 속한 조직 안에서 저마다의 분수를 서로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끝으로, 신약성서의 오병이어 (五餠二魚)다. 이는 매우 특이하게 사용된 숫자 5의 예화다. 성서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숫자 7을 상기시키는 ‘5병2어’, 곧 ‘5+2=7’이란 공식이다. 숫자 5는 기본 숫자 10의 절반으로 7 못지 않게 중요하게 쓰이는 까닭에 주요 숫자 5에 보조 숫자 2를 넣어 만든 공식이다. 예수님이 열 처녀의 비유를 말할 때, 다섯은 슬기롭고 또 다섯은 어리석다고 말할 만큼 숫자 5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5병2어’ 비유는 적은 양의 양식을 불려서 많은 사람을 먹인 것보다 이기적인 사람을 관대한 사람으로 바꾸어 놓은 사건으로 본다.
윤경중 / 목회학박사·연목회 창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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