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째 꺼진 가로등, 시정부 뭐하나…LA 한인 가정 작년 10월 신고
당국 접수만 하고 감감 무소식
길 어두워 절도·패싸움 발생
“시장, 주민 안전 공약 지켜야”
고등학교 9학년인 송 모양의 가족이 밴나이스로 이사 온 것은 지난해 10월.
송양의 집은 빅토리 불러바드 대로변에 있는데 길 앞 가로등 네 개가 작동하지 않아 시 관할 위생부서(Sanitation Department)에 연락했다. 새로 생긴 단지인데다 집 앞이 밤마다 어두운 상태라 단지 내 주민들도 불편했고, 지나는 행인들도 어두워서 피하는 거리가 됐다. 금방 고쳐지겠지 했던 가로등은 해를 넘겨 여전히 꺼진 상태다.
해당 주거지는 LA시 2지구 관할인데 주민들은 가로등 작동 점검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LA 시정부는 팬데믹 이후 공공업무 서비스 강화를 위해 시관할 내 전화 311번으로 각종 민원을 접수받으며 한 해 평균 4만5000여 개의 가로등을 수리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송양의 집 앞은 비켜간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구리선을 절취해 가로등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어 수리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낸다.
실제 시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무려 1만1000여 건의 가로등 고장 신고가 있었으며 대부분의 문제는 구리선 절취로 인한 수리 지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얼마나 신속하게 수리되고 있는지, 주택가 가로등 수리를 우선시하는지는 통계가 없다.
송양의 어머니는 “위생부서에서 접수를 받는다고 안내를 받은 뒤 접수를 했고 이후 같은 제보를 한 주민들이 있어서 함께 그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하지만 지난 12월 두 번째 접수 이후에도 수리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로등 고장 후 주변 주택에 창문을 뜯고 절도범이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 인근 상가에서 청소년들이 패싸움을 하고 어두운 거리로 도망쳐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고 송씨는 설명했다. 집으로 배달된 소포들이 도난당하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송양은 “시장 공약대로 다른 것은 몰라도 주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면 가장 먼저 돌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또 반년 넘게 꺼져있는 가로등을 꼭 주민들이 신고해야 고쳐지는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송씨 가족과 이웃들은 예전 수리 요청이 ‘MyLa311’ 앱으로 통합되면서 없어지거나 삭제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시 접수할 계획이다.
한편 시정부에 따르면 나무로 된 전봇대에 달린 가로등 고장은 수도전력국 (800) 342-5397에, 일반 길거리 가로등은 가로등전담국( lalights.lacity.org/contact.html)에 접수해야 한다. 교통신호등은 교통국([email protected]) 소관이다. ‘myla311’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서비스 요청서를 작성해도 된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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