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채무불이행> 사상 최대 수준, 오피스 빌딩 비상
높은 이자율·수요 감소 영향
대출 상환 어려워 연체 급증
재정난 건물 380억불 넘어
"대출 73%, 재융자 어려워"
지난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의 발표를 인용해 380억 달러 이상의 오피스 빌딩이 채무불이행, 압류, 재정난 위기에 놓여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 위기의 여파가 미쳤던 2012년 4분기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다.
오피스 빌딩 소유주들은 높은 이자율과 오피스 수요 감소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 연체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최근 2021년까지 상업용 모기지담보증권으로 전환된 사무실 대출의 90% 이상이 만기일에 상환됐는데 지난해에는 35%로 뚝 떨어졌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이전보다 급감한 데다가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게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과거 낮은 수준의 고정금리로 돈을 빌린 건물주들 역시 대출 만기가 다가오면서 훨씬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난의 위기다. 문제는 신규 오피스 수요도 매우 낮다는 점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올해 초 지난해 4분기 기준 주요 도시 사무실 공실률이 19.6%였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18.8%보다 오른 것으로, 1986년과 1991년의 이전 최고 기록 19.3%도 넘는 수치다. 무디스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9년 이후 44년 만에 가장 높다.
더욱이 경기 하강으로 비용 절감을 해야 하는 기업들이 직원 1인당 사용 공간을 줄이기 시작한 것도 오피스 시장에는 악재다. 코로나19 유행은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확산시키면서 직원 1인당 필요 공간을 더 줄였다.
오피스 공실률이 높고 신규 수요 약세 등 오피스 임대 시장이 악화하면서 신규 임대차 계약을 하려는 임차인들이 건물주의 재무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빌딩 소유주가 채권자로부터 부동산을 압류당할 가능성이 없는지, 약속한 편의시설을 추가할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세입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향후 12개월 동안 사무실 대출 180억 달러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이는 2023년 규모의 두 배 이상이다.
무디스는 대출의 73%가 부동산 수익 감소, 높은 부채, 공실률 등의 문제로 재융자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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