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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잃어 버리지얺은 겨울

분실한 줄 알았던 Trakai* 모자를 찾았다
지난해 10월 발틱해 리투아니아 여행 때 산 모자였다
겨우내 쓰고 다녔는데 갑자기 없어져 얼마나 상심했는지
 
추운 겨울 바닷가를 산책하면서 끼었던 장갑
목도리도 잃어버리지 않고 간수하고 있다
젊었을 때보다 소지품을 잘 챙기는 자신이
대견스러워 자부심마저 느낀다
 
긴 겨울 동안 건강도 잃지 않았다
코비드가 나를 노렸다가 단단히 무장한
성벽을 뚫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제 와서 다시 큰 꿈을 가지는 것은 무리겠지
작은 희망 잃지  않고 겨울을 보낸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계절이 오고, 계절이 가도 소중한  것을
지키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축복이 아닌가
 
다음 계절, 또 다른 엄동설한에도
철저하게 나의 모든 것을 지켜야겠다  
 
*Trakai-리투아니아의 옛 수도. 깊은 호수에 둘러싸인 성에 귀중한 문화재가 보존돼 있는 관광명소다.

최복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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