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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내 운명' ... 김치 담는 소문난 남자들

PK 김치 제임스 박 대표- 브라이언 한 부사장

 
 제임스 박 대표(왼쪽)와 브라이언 한 부사장

제임스 박 대표(왼쪽)와 브라이언 한 부사장

 
 
미국, 특히 워싱턴에서 수십 년 살아온 한인들이 가장 격세지감을 느끼는 변화 중 하나가 "어디서나 마음 껏 사먹을 수 있는 다양한 한국 식품"이다. 70~80년 대 워싱턴 지역에 온 한인 이민자들은 그당시 느꼈던 '한국 음식'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웠던 먹거리가 바로 '김치'. 한국식 배추를 구할 수 없어 양배추를 쓰고, 젓갈은 물론 고춧가루도 쉽게 찾을 수 없어 한국을 오가는 친척, 친구들에게 부탁하기 일쑤였다고. 이제 K푸드가 미국은 물론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으며 김치는 한국식품점은 물론 코스트코나 미국 식품점에서도 판매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의 다양한 종류의 김치와 최고급 재료를 쓰는 명품 김치는 워싱턴에서 손쉽게 맛볼 수 없는 '호사'이며 '별미'다. 그런 맛을 나누고 전달하고자 이 지역에서 '명품 김치 공장'을 야심차게 기획한 한인 1.5세들이 있다. 'PK김치' 제임스 박 대표와 브라이언 한 부사장을 만났다.    
 
"김치 맛의 많은 부분은 고춧가루의 질과 양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 김치는 그래도, 재료 아끼지 않고 만드니까 손님들이 좋아 하더라.. 쉽게 말해 '두 멍청이' 들이 배워 가면서 꾸려 가는 곳이 우리 'PK김치다."


맛 보니까 'PK김치'는 말 그대로 '명품 김치'다. 김치 명인이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브라이언 한 부사장의 '대구출신 장모님'이 전수한 맛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지만, 워싱턴 지역 젊은 주부들에게서는 '카톡방'을 통해서 퍼져 인기몰이다. 'PK김치'라는 브랜드명보다 '대구김치'라는 별칭이 더 퍼졌다.  
두 남자가 만든 PK김치는 본인들이 이야기 하듯 "야심 차면서 바보 같다". 명품 김치공장으로 미국 대형식품점에 대량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한인 식품점에서 판매하는 '대량생산 김치'에서 느낄 수 없는 '깔끔하고 깊고 정갈한 맛'을 내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 재료비 안 아껴 제대로인 김치를 만들고,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앞뒤 맞지않는 듯한 사업 계획과 목표가 'PK 김치'를 돋보이게 한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 되고, 미국민들도 한국 음식이 갖고 있는 '깊은 맛'을 음미하기 시작한 이 시대. 'PK 김치'가 설정한 제대로 된 사업전략 아닐까?  
 
PK 김치공장은 메릴랜드 락빌에 위치했다. 5500SF 규모의 대형 시설이다. 김치 생산을 위한 임시 공장으로 전공정 자동화를 이루기 위해서면 4~5만 SF 규모의 공장이 필요하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김치 생산을 위한 전자동 공정에는 15개의 기계가 필요하다. 절삭, 절임용 기계 등 관련 설비는 한국에서 직수입 준비중이다. 그러나 기계설비 수입 허가가 시일이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서두르지는 못한다. 박 대표는 "지금은 일관된 김치 맛을 완성하고, 브랜드를 다지는 시기"라고 소개했다.  
 
왜 이렇게 여유로울까? 대체로 업체 사장들은 조급한 사람들이다. "시간이 곧 돈"이라는 마인드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5세 두 남자들은 (지금 현재는) 김치에 미친 상태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은 미래를 위한 공부이자 연구고 투자"라면서 기자에게도 개발중인 각종 먹거리와 김치들을 잔뜩 내놨다.  
 
제임스 박 대표는 1965년 생으로 8살인 1973년 미국에 이민 왔다. 어렸을 때 집에서 그냥 먹었던 김치가 "캘리포니아 대학 기숙사 시절에 너무나도 그리웠다"고 말했다. 요식업에 종사했던 부모님을 돕기위해 열두살 때 부터 가게 일을 했다.  
"내가 아는 한국 문화는 어린 시절 먹던 '김치 맛'이 절반"이라고 말한 박 대표는 김치로 한국을 알리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대량생산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면 '대형 김치 공장'을 건립해 그 안에 워싱턴 지역 최초의 '김치 박물관'을 세우고 싶다는 포부를 말했다. 그는 "김치 담는 과정과 각종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직접 만들 수 있는 박물관에서 모두가 한국의 맛과 문화를 체험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박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부동산 투자 등의 전문적 분야의 일을 했지만 "먹는 사업을 반드시 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시작했던 버지니아 애난데일의 '본촌치킨(현 치맥)'이 대박을 쳤고, 지금까지 부동산 일을 겸해 각종 요식업 사업에서 성공을 일궜다. 그런 성공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체가 'PK김치'다.          
박 대표가 대외적인 사업을 담당한다면 브라이언 한 부사장은 내정에 충실하다. 서비스 업 출신 답게 상냥하고 친절함이 몸에 밴 한 부사장의 친화력은 한번 들른 고객들을 단골로 만드는 비결이다. PK김치는 현재 김치 뿐 아닌 다양한 한식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각종 '덮밥류'와 기계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김밥'은 K푸드의 열풍과 함께 PK김치를 대표할 대표적 아이템들이다. 이런 메뉴들은 각종 기업과 업체들이 몰린 메릴랜드 노스베데스다 및 락빌 지역 각종 업체들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점심'으로 인기다.
 
한 부사장은 "작년 11월 문 열고 처음엔 걱정 많았는데, 어느새 입소문이 나있어 스스로도 어리둥절 했다"고 이야기 했다. 먼 곳에서 김치 사려고 들리는 한인 고객들에게 고맙고, "맛 보시고 '이거 맛있다'하고 칭찬을 들으면 힘이 난다"고도 했다. "함께 사는 장모님에게 김치 비법을 전수 받으면서 공부 하고 있다"는 한 부사장은 "얼마 전 태어난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아이 돌보기에 해방 되시는 장모님도 직접 출근 할 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끝으로 "각종 요식업 사업을 하면서 했던 '홈런'만 치자는 생각은 접은 상태"라고 털어놨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고, 홀푸드 나 미국 대형 식품업체 납품을 염두해 두고 있지만 지금은 로컬화를 추구하고 브랜드를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국분들을 위해 비싸도 제대로 된 재료 다 넣은 고급 김치도 만들어 팔고 있다"면서 "반찬이 아닌 요리같이 진짜 맛있는 김치를 맛보고 싶다면 꼭 찾아 달라"고 성원을 부탁했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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