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칼럼] 한인 2세 정치인 지원하자
한인 2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계에 진출하려는 2세들이 많아진 것도 당연한 현상이다. 부모 세대의 교육열 덕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이들이 사회적 이슈에 눈을 뜨고 정치판에서 열정을 불태우겠다고 나서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도 소수계라는 한계로 고민한다. 소위 말하는 ‘주류’에서 배제되거나 인종 차별적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그들이 정계 진출을 결심하는 것도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싶다. 이런 2세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이 1세 어른들의 지원이다.
선거를 치르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따라서 출마자들에게 정서적 지원은 물론 재정적 지원도 중요하다. 그런데 1세와 2세 사이에는 약간 간극이 있어 보인다.
한인 사회의 일부 ‘어른’들은 2세들의 출마를 ‘사적인 도전’ ‘개인 커리어용’ ‘남의 일’로 치부하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물론 정치인은 특정 커뮤니티가 아니라 지역 주민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커뮤니티 차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 3월 가주 예비선거에 출마한 비현역 한인 2세 출마자들의 ‘실탄’은 매우 열악했다. 그들은 기금이 잘 모이지 않아 예선 통과를 우선 목표로 하고 결선에 집중하겠다고 에둘러 말했지만 예선에서 결집하지 않은 지지세가 본선에서 극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물론 일부 유권자들은 예선에서 지지한 후보가 탈락하면 본선에서는 아예 투표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런 영향으로 2위로 예선을 통과한 후보가 본선에서는 1위를 기록하는 역전 상황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2위 후보가 총력전을 펼쳐야 가능한 일이다. 총력전은 자금이 있어야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고 홍명기 M&L 홍 재단 이사장을 소환하기도 한다. 어려서 미국에 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업가였던 홍 이사장은 생전 한인 후보에 실탄을 잘 지원해줘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홍 이사장이 주머니를 열면 다른 1세들도 동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지금처럼 후보들이 선거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는 더욱 그때가 그리워지는 것이다.
당장 홍 이사장 같은 인물이 한인사회에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기틀을 다질 수 있는 움직임은 누군가가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을 후원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일부 공연 기획자들은 미국 비자 문제의 편의를 위해 이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특정 의원에게 기부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리커 라이선스 문제에 대비해 시의원에게 후원금을 전달한다는 사람도 있다.
한인 1세들이 2세들을 지원하는 것은 한인 사회가 차별당하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하기 위함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데 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2세 후보를 왜 지원하냐는 반응은 이제 자제하면 좋겠다. 십시일반 우리가 한인 후보에게 보이는 관심은 다른 유권자들에게 한인 사회의 단결력을 보여주는 방법이 된다.
앞으로는 그것이 예선이든 본선이든 여유가 되는 만큼 지원하자. 그러고 나서 잘못한다면 꾸짖고 고쳐주자. 그것이 지금 1세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한인 사회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고 정치권 전체가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할 것이다. 독자들 모두 11월 결선 무대에 나서는 한인 후보들에게 적은 액수라도 꼭 지원하길 기대한다.
최인성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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