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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박물관 불투명·사유화·퇴진” 성토…한미박물관 첫 주민공청회

전 이사·타인종도 참석했지만
초청한 현 이사진·시의원 불참
11년째 답보 상황 비판 목소리
“모든 과정 투명하게 공개하고
후원회 조직해 함께 만들어가야”

한미박물관은 한인사회의 숙원 사업이다. 21일 열린 주민공청회에는 (왼쪽부터) 한미박물관 이사를 역임한 서동성 변호사를 비롯한 크리스토퍼 이(건축가), 케네스 클레인 박사(USC 전 동아시아 도서관장), 마지프 시디키 회장(방글라데시계 커뮤니티협회), 애슐리 함(하바드 웨스트레이크) 양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나서 한미박물관 건립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상진 기자

한미박물관은 한인사회의 숙원 사업이다. 21일 열린 주민공청회에는 (왼쪽부터) 한미박물관 이사를 역임한 서동성 변호사를 비롯한 크리스토퍼 이(건축가), 케네스 클레인 박사(USC 전 동아시아 도서관장), 마지프 시디키 회장(방글라데시계 커뮤니티협회), 애슐리 함(하바드 웨스트레이크) 양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나서 한미박물관 건립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상진 기자

한미박물관(이사장 장재민)이 추진 11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가운데〈본지 3월21일자 A-1면〉, 첫 주민공청회가 진행됐다.
 
10년이 넘도록 착공조차 못 한 한미박물관 프로젝트를 두고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LA한국교육원에서 열린 한미박물관 주민공청회에는 70여 명이 참석, 프로젝트에 대해 성토하는 한편 이사회에 대한 투명성 요구, 대안 제시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공청회는 ‘우리는 정말 알고 싶다’라는 한마디로 축약된다. 참석자들은 공청회 내내 이사회 운영과 프로젝트의 진척 과정이 베일에 가려져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 후원회’(가칭)의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는 “건축 디자인을 계속 변경만 하느라 250만 달러를 지출했는데 갑자기 이번에 뜬금없이 새 디자인을 또 발표했다”며 “이사회 운영뿐 아니라 재정 상태, 진행 상황 등이 모두 불투명한 가운데 이 프로젝트는 이제 ‘공공’의 것이 아닌 ‘사유화’ 됐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주민들이 국세청 서류를 바탕으로 직접 조사한 한미박물관 이사회의 재정 자료(2013~2022)도 공개됐다. 특히 주최 측은 프로젝트가 답보 상태인 상황에서 2017년 이후부터 이사회 수입의 약 60%가 사무국장의 인건비(57만 달러)로만 지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박물관 현 이사장이자 한국일보 회장인 장재민씨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미술사학자이자 연세대학교 초빙교수를 역임했던 최승규 박사는 “누군가 일을 했다면 진전이 있어야 하는데 착공도 못 하고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계획조차 모르겠다”며 “장재민 씨는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새로운 이사들을 영입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박물관 이사회측이 지난 19일 새 건축안을 발표하면서 1990년대 초반 ‘한미박물관’ 명칭으로 진행됐던 사업과 전혀 다른 프로젝트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미박물관 관장을 역임(2002년 10월~2003년 5월)한 민병용 한인역사박물관장은 “국세청 자료 등을 보면 현 이사회는 1990년대부터 한미박물관 이사회가 사용해온 IRS의 식별 번호(EIN)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며 “그런데 당시와 지금 박물관이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주민공청회에는 한미박물관 이사를 역임한 서동성 변호사를 비롯한 LA총영사관, 대한인국민회, 흥사단, LA평통 등 한인 단체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또, 한인 2세 고등학생 10여 명을 비롯한 USC 전 동아시아도서관장 케네스 클레인, 방글라데시계 커뮤니티협회 마지프 시디키 회장, 고 민병수 변호사의 부인 캐롤 민 여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마지프 시디키 회장은 “유대계 등 각 커뮤니티를 보면 저마다 박물관이 있는데 LA한인타운에도 한인 이민 역사를 보여줄 박물관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이를 적극 지지한다”며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도 한인 사회가 어떻게 박물관을 짓는지 유심히 지켜보면서 그 길을 좇아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청회에서는 글렌데일에 건설중인 아르메니안 박물관을 예로 삼아 대안도 제시됐다. 배국희 LA평통상임고문은 “아르메니안 박물관 건립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재정 상황과 건축 과정이 아주 자세하게 모두 공개돼있다”며 “한미박물관도 커뮤니티에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한미박물관 웹사이트(kanmuseum.org)의 경우는 수년 전부터 폐쇄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한미박물관’이라는 큰 글자만 좌측으로 흐르며 반복된다.  
 
전국 단위로 후원회를 조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액 기부자에게만 의존하는 건 시민들의 참여 의식을 고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한인국민회 클라라 원 이사장은 “먼저 정확한 건축 목표 기한을 세운 뒤 각 지역 후원회를 결성해 다방면으로 활발한 기부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현재 이사회에도 주류사회에 네트워크를 가진 2세들을 대거 영입해서 프로젝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주최 측은 공청회에 앞서 헤더 허트 10지구 사무실과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에 공식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 건축가는 “시민들이 갖는 궁금증에 대해 이사회 측이 나와 설명해주길 기대했다”며 “허트 시의원 사무실에서는 심지어 보좌관이라도 보내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결국 이런 부분이 프로젝트가 베일에 싸여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이번 주민공청회를 앞둔 지난 19일 갑자기 단독 건물 형태의 새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디자인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모포시스’의 이의성 건축가에게 질의서를 보냈지만 24일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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