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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인 티타임으로 돈벌이" 주민들 분노

한인 티타임 브로커 일파만파
19일 골프자문위 주민들 꽉 차
참석 한인 “끝까지 추적” 약속
“체포·기소해야” 목소리 높여

자문위 예약 시스템 변화 동의
추첨제·온라인 선결제 등 제안
큰 장소서 다음회의 해결책 논의

LA시정부 골프부서의 척 루이스가 19일 열린 골프자문위원회에 참석해 티타임 브로커 수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A시정부 골프부서의 척 루이스가 19일 열린 골프자문위원회에 참석해 티타임 브로커 수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인 브로커들의 LA시립골프장 티타임 싹쓸이와 관련해 골퍼를 비롯한 주민들이 골프자문위원회를 찾아가 분노하며 대책을 요구했다.
 
지난 18일 LA강 인근 작은 사무실에서 골프 자문위 회의가 열렸다. LA 레크리에이션·공원국 산하 골프 자문위원회 회의에서는 통상 고리타분한 내용들이 오간다. 하지만 이날 회의실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주민들로 넘쳐났다. 일부는 문 밖에 서서 회의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회의에서는 분노한 주민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브로커들이 컴퓨터 프로그램 ‘봇’을 활용해 티타임을 선점하고 최대 40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되파는 불법행위를 벌여왔는데 왜 시정부가 이를 시정하지 않는지 따져물었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유일한 시공무원은 간단한 발언만 했을 뿐 질문들에 답하지 않았다.
 
그리피스파크 자문위원회의 캐런 손튼 의장은 화를 참지 못했다. 그는 “티타임 불법예약은 공공의 신뢰를 저버리는 비양심적인 행위”라며 “우리는 모든 주민들에게 골프장 이용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해야 하지만 현재 주민의 지극히 일부만 서비스를 받고 있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피스 파크에는 LA시에서 운영하는 윌슨과 하딩 2개의 골프장이 있다.
 
손튼은 그리피스파크 자문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이번 논란이 불거지기 이전에도 LA시 골프프로그램 책임자인 릭 라인슈미트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시정부로부터 실질적인 변화는 전혀 없었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골퍼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참석한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지지했다.
 
LA시의 골프 부서 관리직원인 척 루이즈는 “티타임 재판매와 관련된 문제를 부서에서는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 예약 엔진(봇) 공급업체와 이 문제를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루이즈는 현재 진행중인 조사 결과는 시 레크리에이션 및 공원 위원회와 공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주민 스티브 브라운은 자문위에 “깊이 파헤쳐”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체포하고 기소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1976년부터 거의 반세기 동안 LA 시립골프장을 애용해온 골퍼다.
 
브라운은 “골프를 좋아하는 한인들에게 악감정은 없지만, 티타임 싹쓸이는 옳지 않다”면서 “이것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큰 문제”라고 말했다.
 
LA타임스의 여러 인터뷰에 따르면 한인 골프 커뮤니티에서는 브로커들이 시니어 회원권을 이용해 오전과 이른 오후 티타임을 예약, 선점한 뒤 이를 재판매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한인 브로커가 얼마나 많은 티타임을 사재기하는지, 이런 불법행위가 티타임 부족현상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고 있다.
 
LA시립 골프장의 경우, 티타임 예약은 라운드 당일로부터 9일 전 오전 6시부터 온라인 예약 플랫폼인 골프나우(GolfNow)를 통해 할 수 있다. 그런데 매일 오전 6시만 되면 단 몇 초 사이에 예약이 다 찬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골퍼는 브로커를 이용하지 않으면 주로 막판에 취소가 되길 기대하면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거나 골프장에 직접 가서 자리가 나길 몇시간 동안 기다려야 한다. 때로는 대기자 명단에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피스 파크, 랜초 파크, 한센 댐의 골프코스는 편리하고 경제적이어서 LA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린피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더 높은 요금이 적용되긴 하지만 평일엔 1인당 약 35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다. LA에 사는 주민이 아니어도 요금은 같다.
 
이날 회의에는 한인들도 다수 참석했다. 남가주 드림 골프 클럽의 회장인 조셉 이씨는 브로커들을 비난하며 이들이 공공재를 어떻게 돈벌이로 삼고 있는지 폭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씨는 “우리는 끝까지 그들을 추적해 자문위에 소식을 알려주겠다”고 말해 참석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럼에도 골프자문위원인 앤 매튜스는 브로커의 존재가 입증되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브로커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그러자 수십 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매튜스는 “골프에 대한 수요는 압도적”이라면서 “따라서 브로커를 없애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지만 없앤다고 해도 문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회의적인 의견을 말했다.
 
이날 위원들은 티타임 예약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들은 취소된 티타임을 무작위로 공개하는 방법, 혹은 추첨으로 배정하거나 온라인에서 티타임을 예약할 때 선결제를 요구하는 등 브로커를 방지하는 조치에 관심을 보였다.
 
골프 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케빈 피츠제럴드는 “골프를 치기 원하는 LA 시민 누구든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LA시 골프 부서가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일하이츠에 거주하는 닉 루나는 브로커들의 티타임 싹쓸이 행위를 전 LA시의원 호세 후이자가 개발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에 비유했다. 후이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시의원 3명 중 한 명이다.
 
루나는 자신이 후이자의 지역구에 살고 있으며 불명예스러운 전 시의원이 주최한 리본 커팅식에 참석했다고 언급하면서 “불행히도 나는 부패를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로커에 연루된 시 공무원은 직장을 잃는 등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브로커 파문은 골프 인플루언서인 데이브 핑크가 2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브로커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비롯됐다. 핑크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시 관계자들에게 자신이 왜 그렇게 분노했는지 설명했다.
 
핑크는 “브로커들은 본질적으로 공공 골프장을 사유화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재미있게 골프를 즐기기 위해 공공 골프장에 의존하는 우리 일반 골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이러한 잘못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커뮤니티의 힘을 통해 작지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핑크는 브로커의 존재를 알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그는 촬영감독이자 동료 골퍼인 조시 힐로부터 브로커에 대해 들었고 그리피스 파크에서 골퍼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이 어떻게 티타임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그러다가 마침내 브로커를 이용했다는 한 골퍼를 만나게 됐다”면서 “그리고 브로커를 통하지 않으면 토요일과 일요일에 시간을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게됐다. 그래서 정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골프 자문위원회는 이날  공식적인 조치를 취하진 않았지만 브로커의 실태와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더 큰 장소에서 특별 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다음 회의에는 티타임 온라인 예약 플랫폼인 골프나우의 담당자가 참석해 질문에 답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원문은 LA타임스 3월20일자 캘리포니아 섹션 1면 ‘Golfers tee off on officials over black market for times’ 제목의 기사입니다.

원문은 LA타임스 3월20일자 캘리포니아 섹션 1면 ‘Golfers tee off on officials over black market for times’ 제목의 기사입니다.


글=매트 해밀턴 기자 사진=제이슨 아몬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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