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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치폴레와 아베크롬비가 살아난 비결

진성철 경제부장

진성철 경제부장

멕시칸 음식 프랜차이즈 기업 ‘치폴레 멕시칸 그릴’과 의류 브랜드 ‘아베크롬비앤드피치’는 공통점이 있다. 두 기업 모두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바꾸면서 기사회생은 물론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두 기업은 어떻게 화려하게 컴백을 할 수 있었을까?
 
부리토와 타코를 판매하는 치폴레는 1993년 콜로라도 1호점의 성공을 토대로 1998년 맥도날드의 투자를 받아 2005년에는 미전역에 500여 개의 매장을 세웠다. 2006년에는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등 거침없이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015년 여러 매장에서 노로바이러스, 이콜라이균, 살모넬라균 등이 검출되고 고객 수백명이 식중독에 걸리는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건강하고 진정성 있는 음식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면서 700달러였던 주가는 400달러로 거의 반 토막 나면서 전문가들은 회생 불가를 점쳤다.
 
그렇지만 치폴레는 식중독 사태 해결을 위해 타코벨  최고경영자(CEO) 출신 브라이언 니콜을 영입 매장과 직원 위생 관리를 더 타이트하게 했다. 또 보다 신선한 식재료 확보를 목적으로 로컬푸드 소싱을 채택하고 지역 매장을 묶어서 위생 관리를 더 철저하게 했다. 건강하고 진정성 있는 패스트푸드라는 이미지를 되찾기 위해서 비건과 저탄수화물 메뉴도 선보였다.
 
타깃 고객층을 Z세대로 잡고 소셜미디어에 Z세대의 감성을 듬뿍 담는 등의 노력으로 2022년에는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스의 조사에서 Z세대가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데스크를 만들었다. 디지털 주문 및 배달을 전담하는 고스트키친도 도입해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 고객 확보를 늘린 결과, 온라인 매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치폴레는 Z세대의 충성도를 기반으로 매장 수를 3000여 개로 확대했다. 2018년 415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는 2024년 3월 18일 종가 기준 2773달러로 5배 이상 뛰었다. 치폴레의 성공 요인은 기업 위기 원인을 파악해 이를 해결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하는 Z세대의 요구에 부응했기 때문이다. 일찍 디지털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도 일조했다.
 
아베크롬비도 1년 전 26달러였던 주가가 5배 이상 급등한 130달러를 기록하는 등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아베크롬비는 초기에 쿨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식스팩의 건장한 남자와 부유층 학생을 연상시키는 모델들을 내세웠다. 매장 내부도 클럽 분위기 연출을 위해 어둡게 하고 진한 향수 냄새가 진동하게 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빅 사이즈 옷은 팔지 않았다. 그러나 패스트 패션의 급성장과 애슬레저 영향으로 2010년 후반부터 패션 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위기에 직면한 아베크롬비는 2017년 플란 호로비치를 CEO로 영입해 브랜드 개혁을 추진했다. 그는 타깃 고객층을 아베크롬비에 친숙한 밀레니얼 세대로 선정하고 소재 고급화에 나섰다. 매장 분위기는 밝고 차분하게 바꿨으며, 2X 라지 옷까지 만들었다. 다양한 인종 고객 확보를 위해 마케팅 전략도 새로 진행했다.
 
아베크롬비는 소비자가 브랜드에 맞추는 기존 마케팅 방식 대신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니즈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이 덕에 2023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1%나 급증했다.  
 
치폴레는 Z세대가 선호하는 건강과 디지털이라는 키워드를 실현했고, 아베크롬비는 제품 라인업을 수요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고객의 발길을 돌릴 수 있었다. 물론 이는 트렌드를 정확하게 간파한 수장의 영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브랜드 전략을 세워 실행했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위기의 순간도 맞게 된다. 치폴레와 아베크롬비의 생존 전략을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진성철 /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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