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 잘못으로 합의금만 2억불
쿡 카운티 의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잭키 윌슨(63)에게 1982년 발생한 경찰 살인 사건으로 인해 억울한 감옥살이를 했다며 1700만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윌슨은 42년 전 시카고에서 자신의 형과 운전을 하다 시카고 경찰에 의해 검문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옆 자리에 타고 있던 형이 경찰의 총을 빼앗아 발포하며 두 명의 시카고 경찰이 순직했다.
총을 발포한 형과 운전자였던 윌슨은 악명 높았던 시카고 형사 존 벌지에 의해 고문을 당하며 관련 혐의를 인정하고 만다. 또 두 차례 열린 재심 과정에서 쿡 카운티 검찰의 위증 강요와 증인 포섭 등으로 인해 무죄로 판명될 기회를 놓쳤다.
쿡 카운티 의회는 이런 점을 감안해 관련 검사들에 대한 형사 재판이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윌슨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윌슨은 지난 2020년 관련 혐의가 모두 기각되며 감옥에서 출소했다.
시카고 납세자들은 지난 20년간 벌지 경관의 고문과 허위 자백 강요로 인해 모두 1억3000만달러 이상을 합의금 혹은 배상금으로 지급했다. 이 중에는 지난 2015년 시카고 시의회가 고문 피해자들에게 55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결정한 것도 포함됐다.
한편 윌슨에 대한 합의금 지급이 결정된 같은날 시카고 시청 법무국은 22년간 감옥살이를 한 시카고 주민에게 550만달러를 지급할 것을 시의회에 권고했다.
이 사건은 지난 1995년 발생한 노숙자 살인사건과 연관돼 있다.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리카드로 로드리게즈는 레이날도 게바라라는 시카고 형사에 의해 조사를 받았는데 게바라 형사가 유일한 제보를 바탕으로 사건을 조작한 것으로 나중에 확인되며 2019년 무죄로 석방됐다.
게바라 형사는 지금까지 6200만달러가 넘는 배상금이나 합의금을 지급하는 최소 11건의 소송에 연루돼 벌지 경관과 함께 조작 수사의 장본인으로 지목 받고 있다.
시카고 시의회는 조만간 전체 회의를 열고 법무국의 권고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시카고 경찰과 쿡 카운티 검사의 사건 조작과 고문 자행, 증인 회유 등으로 인해 지급된 배상금과 합의금은 벌지 경관과 게바라 형사 연루 건만 합쳐도 2억 달러에 육박한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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