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종교적 차별·부당 해고 이유 피소
유튜브 채널 운영 한인 직원
간증·기독교적 관점 영상 올려
'소셜미디어 정책 위반' 해고에
민권법 7조 위반 근거 소송
이번 소송은 업무와 별개로 기독교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던 직원이 사측으로부터 사내 소셜 미디어 정책을 위반해 해고를 당했다는 내용이다.
연방법원 텍사스주 동부 지법에 따르면 모바일 전략 사업 부문 수석 전문가(Senior Professional)로 근무했던 크리스토퍼 윤씨가 삼성전자 미주법인을 상대로 민권법 7조 위반에 따른 종교적 차별과 부당 해고 등의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은 지난달 28일 법원에 정식 접수됐고, 원고측(담당 변호인 워렌 노레드)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비롯한 배심원 재판을 요청했다.
소송은 윤씨가 지난 2020년에 개설한 유튜브 채널(채널명·Chris Yoon)과 관련, 삼성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원고측은 소장에서 “윤씨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서 자신의 신앙과 관련한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게시해왔다”며 “삼성 측은 회사 내 신고가 접수됐다며 2021년 1월 윤씨의 유튜브 채널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당시 삼성 측 법률 고문 등은 윤씨에게 유튜브 채널에서 삼성과 관련한 내용을 모두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윤씨는 요청에 따라 즉각 수십 개의 댓글을 삭제했다.
윤씨가 운영 중인 채널은 현재(3월 기준) 구독자가 20만 명이 넘는다. 주로 신앙에 대한 단상, 개인 간증과 관련한 콘텐츠를 다루지만, 종종 기독교적 관점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에 대한 견해를 다루는 영상도 게시하고 있다. 소장에는 윤씨의 종교적 신심과 정치적 색채를 일부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소장에 따르면 삼성 측이 윤씨에게 계속해서 구독자의 댓글 등을 문제 삼는가 하면, 사내에서는 특정 직원이 윤씨의 유튜브 영상을 두고 불만을 제기하는 이메일을 인사 부서에 대량으로 발송했다.
원고는 소장에서 “모든 영상을 검토하며 샅샅이 뒤져봤지만 사측이 언급한 댓글은 도무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이후 삼성측으로부터 소셜 미디어 정책 위반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업무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소장에서 원고 측은 “(윤씨는) 분기별 업무 평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업무 성과에 대한 우려도 없었다”며 “종교적 신념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된 것”이라고 밝혔다.
윤씨는 이 사건을 연방평등고용기회위원회(이하 EEOC)에도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에 EEOC는 자체 조사와 별개로 윤씨에게 지난해 11월 30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right to sue)’를 인정했고, 이 사건은 결국 민사로까지 확대됐다.
이와 관련, 본지는 삼성전자 미국법인 측에 이번 소송과 관련한 입장을 물었지만, 13일 오후 2시 현재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삼성전자 미주법인은 이외에도 LA지역 전 사업 개발 담당인 크리스토퍼 버캐넌(58)이 의도적인 정신적 가해 행위, 차별, 임금 미지급, 부당 해고 등을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도 오는 10월 배심원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의 한 임원급 인사가 이재용 부회장의 미국 방문 준비 과정에서 “피부색 까만 직원은 나가 있으라”는 지시 등을 내려 노동법 위반 혐의로 피소〈본지 2023년 9월29일 A-1면〉된 이후 잇따라 각종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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