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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도움받던 캐시잡 사라진다

체류 신분 관계없이 알음알음 일하는 ‘캐시잡’ 실종
당일 해고는 예사…시급 깎거나 팁만 주겠다고 압박
한식당 등 현금 유동성·세금 보고 문제로 채용 꺼려

#. 뉴욕 플러싱의 한국식 카페에서 부업(알바)하던 유학생 A씨는 최근 당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 고용주는 현금 손님이 많지 않아 급여를 줄 수 없다며 정 일하고 싶다면 팁만 받아야 한다고 했다.
 
#. 유학생 B씨는 행사장 안내, 설문조사, 일일 베이비시터 등의 단기 알바를 전전하는 중이다. 고정 알바를 구해도 세금 보고가 불가능하면 시급을 깎겠다는 말에 번번이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웃도는 고환율 시대. 유학생들의 얇은 주머니를 책임졌던 ‘캐시잡’이 사라지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유학생들은 한인 업체들이 서버·캐셔 등의 단순 업무도 취업 비자 소유자나 영주권자를 찾는다고 입 모아 말한다.
 
A씨는 “요즘 같은 고물가엔 부모님이 보내주신 돈만으론 살 수가 없다”며 “학생비자로 있어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운데 한국 카페나 식당도 F-1(학생비자)은 안된다며 면접에서 떨어뜨리기 일쑤”라고 말했다.
 
간신히 일자리를 구해도 캐시잡은 더 낮은 시급을 받을 때가 많다. 업체의 현금 유동성이 떨어지면 근무 시간이 줄거나 해고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용 안정성도 떨어진다.
 
영주권자인 대학생 C씨는 “유학생인 학교 동기랑 같은 병원에서 리셉셔니스트로 일하는데 저는 시급을 2달러 더 받는다”며 “동기는 회사 사정 따라 근무시간이 매주 바뀌는데 저는 주 20시간으로 고정인 편”이라고 말했다.
 
사업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현금 수입이 많을 때는 캐시잡을 통해 매출 규모를 숨길 수 있어 ‘윈윈’이었지만, 카드 결제가 보편화된 지금은 비용 처리가 골머리다.
 
퀸즈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D씨는 “전처럼 현금이 많이 들어오면 젊은 학생들도 뽑고 편할 텐데 요즘은 보통 카드 결제라 여유롭지 않다”며 “정부 지원을 받고 있어서 IRS 감사도 걱정되고, 여러모로 위험을 감수하고 캐시잡을 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유학생을 뽑고 싶어도 어려운 업체들이 있다. 주로 팁 등 부가 수입에 의존하는 관광업이나 노동강도가 높은 세탁업 등이다.
 
관광업 종사자인 E씨는 “팬데믹 때 신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 한국에 돌아간 뒤로는 채용이 잘 안 된다”며 “이제 아예 정직원으로 채용하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드라이클리닝 업체를 운영하는 F씨는 “프레스(Press) 직원 공고를 내면 보통 60대가 지원한다”며 “이분들도 메디케이드 때문에 체크 지급이 안 되긴 마찬가지고, 건강 문제로 오히려 금방 그만둔다”고 말했다.
 
이어 “체감상 IRS의 압박은 점점 심해지는 것 같고, 현금 장사도 어려우니 어느 업계든 이민 1세대가 은퇴하면 캐시잡도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하은·윤지혜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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