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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의 전쟁 협박 대비는 해야

이재학 6.25참전동우회

이재학 6.25참전동우회

요즘 북한의 세습 독재자 김정은의 입에서 ‘전쟁’이란 단어가 자주 튀어나온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31회, 총 63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그중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도 8회에 달했으며, 최근에는 화성-17형을 고도 6100㎞까지 올리는 등 미사일 성능 개량 능력을 과시했다. 북한의 이러한 도발은 한반도 상황을 긴장시키고 있으며, 한미일-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외교·안보 이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여 적극적인 안보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은은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 연설에서 한국을 “가장 위해로운 제1의 적대국가, 불변의 주적”이라고 지칭한 뒤, “유사시 영토를 점령·평정하는 것을 국시로 결정한 조치”라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피할 생각도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대한민국이라는 실체를 끔찍하게 괴멸시키고 끝나게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는 지난 8∼9일 주요 군수공장을 시찰한 자리와 지난달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도 수시로 ‘전쟁’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앞서 김정은은 ‘선대의 유훈’인 조국통일 3대 헌장(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을 헌법에서 삭제했고, 한국을 ‘제1의 적대국’ ‘전쟁 중인 교전국’이라고 규정하면서 남북 민간 교류를 담당했던 조직과 단체들을 정리했다. 또 “유사시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이는 종전과는 차원이 다른 언급이어서 주목을 받는 대목이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기고문에서 “지금 한반도 정세는 1950년 6월 초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며 김정은이 “언제 방아쇠를 당길지 알 수 없지만 위험의 수위는 한미일의 일상적 경고를 넘어선 상태”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달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몇 달 안에 한국을 향한 모종의 치명적인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이 더욱 증폭됐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것은 우크라이나전에서 그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북한은 남쪽을 향해 노골적인 ‘전쟁 협박’을 가하면서도 각종 포탄 수백만 발과 신형 미사일까지 만드는 족족 러시아에 보내는 등 적잖이 모순적인 행태를 보인다. 실제 전쟁을 준비한다면 포탄과 탄약 등 전시물자 비축에 들어가야 하는데 오히려 ‘탄약고’를 비우는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포탄과 미사일 지원이 계속되면 북한군 탄약고는 텅텅 빌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최근 한국 정부는 북한의 형제국이라 불리는 쿠바와의 수교를 발표했다. 쿠바는 한국의 193번째 수교국이 된 것이다. 은밀하게 진행된 외교적 노력의 성과였다. 이에 놀란 김정은은 보복이라도 하려는 듯 갑자기 일본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 한일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의도인 듯하다.  하지만 북한은 지금이라도 도발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군은 북한이 전면전보다는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 접경지, 해상, 공중 등에서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다양한 유형의 도발에 대비한 태세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북한이 한국의 4월 총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도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군 당국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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