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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스캐너(Scanner)

내가 죽는가? 시간이 서성댄다
 
누군가 살며시 나를 껴안더니 두 손을 꼭 잡는다
 
난 너의 그림자야 네가 선택하지 않은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니까
 
언제나 너와 함께였어.  
 
하늘에 태양이 둘, 달이 둘 있듯
 
세상에 너도 둘인 것 알고 있었니
 
그래 난 지금도 항상 누군가 내 편에서
 
나를 응원해 주고 지켜주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지
 
우리는 서로 말이 필요 없잖아.
 
내가 우기며 거친 선택을 해도 넌 나를 지긋이    
 
지켜보아 왔지!
 
슬프고 고통스러워도 넌 나의 진심을 아니까
 
삶이 슬프다는 것은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음이
 
니까
 
우리 삶은 슬픔과 고통의 흔적이니까
 
스캐너로 시나브로 내 얼룩진 삶을 비춰보는 것
 
이니까
 
그리고 한 줌의 재가 되기 위한 것이니까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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