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집값 보다 최대 30% 싸질 전망"
[3D 프린팅 주택 전국 현황]
소규모 주택 출력 하루도 안 걸려
밀레니얼 세대 75%가 거주 희망
▶3D 프린팅 주택이란
현재 국내 3D 프린팅 주택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 해결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가 제공하는 저소득층 주택부터 상업용 고급 주택 건설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3D 프린팅 주택은 문자 그대로 3D 프린터로 주택 부지 현장에서 주택을 출력하는 것인데 전통적인 주택과 마찬가지로 건축설계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디자인을 건축에 반영할 수 있다. 다만 전통적인 주택 건설과 다른 점은 주택 기초를 나무가 아닌 콘크리트로 한다는 것이다. 3D 프린팅 주택이 만들어지는 법은 전통적인 건축법과 비슷한 듯 다르다. 일단 건축가의 디자인이 담긴 설계도 작성을 거쳐 이를 3D 프린터로 전송하게 된다. 그리고 건설 현장에 3D 프린터를 설치하고 해당 프린터에 원자재를 공급한다. 이후 건축 현장 주변에 레일을 설치해 작업을 하는 로봇 팔이 움직일 수 있게 한다. 이후 프린트 버튼을 누르면 프린터는 로봇팔을 이용해 층층이 건축을 시작한다. 프린팅이 완료됐다는 것은 주택의 기초와 벽 공사가 완료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창문, 문, 배관 및 전기 배선을 위한 후반 작업을 거쳐야 비로소 완공된다.
3D 프린팅 주택의 최대 장점은 작업 속도가 빠르고 자동화 프로세스로 인건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3D 프린팅 주택 개발업체 선두주자인 콜로라도 소재 알퀴스트(Alquist) 자크리 맨하이머 대표는 "현재 3D 프린팅 주택 기술은 럭셔리 주택을 건축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목표는 3D 프린팅 주택 탄생의 이유가 그러했듯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점
3D 프린팅 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스피드. 작은 규모의 3D 프린팅 주택을 출력하는 데 24시간도 걸리지 않을 만큼 속도 면에서는 전통적인 건축과 비교할 수없이 빠르다. 또 가격 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다. 출력에만 드는 비용은 평균 1만달러 정도인데 최근 3D 프린팅 주택 선두 개발업체인 ICON은 이 비용을 4000달러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여기에 배관 및 전기 배선, 기타 추가 공사가 더해지면 최종 주택 가격은 14만~16만달러로 뛴다. 맨하이머 대표는 "현재 3D 프린팅 주택은 기존 주택 건설비보다 15% 정도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30%까지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알퀴스트는 해비타트와 협업 중인데 알퀴스트가 저렴한 집을 지어 해비타트에 공급하면 해비타트는 저소득층 무주택자에게 모기지, 부동산세, 주택 보험 등을 소득의 30% 이하만 지불하면 되는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3D 프린팅 주택은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건설폐기물도 적게 나와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현황
2021년 리얼터닷컴(Realtor.com)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6%가 향후 3D 프린팅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특히 이는 젊은 세대에서 긍정적인 응답 비율이 기성세대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는 75%가 3D 프린팅 주택 거주를 희망했다. 그러나 3D 프린팅 주택이 시판 중이고 이미 이곳에 거주 중인 이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전국적으로 3D 프린팅 주택이 많지는 않다. 가격 역시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그렇다고 아주 저렴한 것도 아니다. 유명 주택개발업체인 레나(Lennar)가 텍사스 조지타운에 건설한 1574스퀘어피트 규모의 3베드룸, 욕실 2개짜리 3D 프린팅 주택 분양가는 46만9900달러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3D 프린팅 주택은 콘크리트로 건축돼 화재나 허리케인 등에 강하고 단열 효과도 좋아 유지비를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3D 프린팅 주택업체들은 설명한다.
가주의 경우 새크라멘토 인근 레딩(Redding)에 3D 프린팅 주택이 있다. 이곳은 지난 2018년 산불로 1100여 채가 전소된 지역인데 이곳에 단층 1200스퀘어피트 규모의 3D 프린팅 주택이 지난 7월 완공된 바 있다. 이 주택은 콘크리트 벽을 프린트하는 데 30시간이 걸렸고 출력 비용은 5000달러 미만이 소요됐다.
노숙자들을 위한 주택 공급에도 3D 프린팅 주택이 적극 고려되고 있다. 미주리주 스프링필드 소재 노숙자들의 주거문제 네트워크인 에덴빌리지(Eden Village)는 지역 사회 노숙자들을 위한 3D 프린팅 주택 개발을 계획 중이며 빠르면 올해 1분기 안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주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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