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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플러싱 커뮤니티를 지키자

최근 민권센터 권익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청년들이 ‘플러싱을 지키자(Protect Flushing)’는 구호를 걸고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플러싱에 살면서 청소년 때부터 민권센터 활동에 참여해온 이들은 자신들이 자라난 커뮤니티가 망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이들은 이민 1세들의 정착지였고 2세들을 낳고 키워낸 플러싱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유는 지나친 도시 개발에 따른 렌트 상승으로 빈부 격차가 심화하고, 노숙자가 느는 등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플러싱은 아시안 57%, 이민자 56%, 빈곤층이 24%인 커뮤니티다. 그런데 대규모 도시 개발로 절반이 넘는 아시안 이민자들이 늘어나는 렌트 부담 탓에 중산층에서 사실상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플러싱 주민 40% 이상이 수입의 절반 이상을 렌트에 지출한다. 이는 뉴욕시 평균 26%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며 플러싱은 시 전체에서 렌트 부담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한인들이 많이 떠났지만 여전히 저소득층 한인 노인 가운데 52%가 플러싱에 산다. 이들은 떠나고 싶어도 이사 비용과 생소한 지역으로 가는 것이 두려워 비싼 렌트를 내면서 버티고 있다. 팬데믹은 플러싱 주민들의 삶은 더욱 고단하게 했다. 뉴욕시 평균보다 플러싱의 빈곤 비율은 팬데믹 기간 중 수십 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도 강변 대규모 개발 계획을 비롯해 렌트 상승을 낳는 사업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개발업자들은 플러싱에 고급 콘도를 3000여 개 이상 지었다. 이는 뉴욕시에서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이에 더해 이제 플러싱에 카지노까지 들어설 위험에 처해 있다. 최근 뉴욕주 의원들이 주최한 공청회에서 아시안 단체들은 카지노가 들어서면 커뮤니티가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가난에 정신 건강 문제까지 겹치면 플러싱은 과연 어떤 커뮤니티로 변하게 될지 걱정된다.
 
2015년 유엔에서는 지구촌 빈곤을 퇴치하자는 과제를 제시했다. 193개 유엔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세상을 확 바꾸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에 합의했다. 첫째 가난을 없애자, 둘째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건강한 삶을 보장하자, 셋째 약자를 보호하자, 넷째 지구를 지키자 등 당시 유엔에서 했던 결의는 현재 플러싱에 그대로 적용되는 과제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플러싱 커뮤니티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왔다. 물론 온 세상 빈곤 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민권센터 젊은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플러싱만이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규모 개발 반대, 카지노 설립 계획 반대, 빈곤 퇴치를 위한 캠페인과 무료 식량 지원 활동 등에 나서 왔지만 여전히 앞날은 갑갑하다. 그래도 물러설 수 없기에 2~3월 네 차례에 걸친 워크숍을 개최하며 플러싱의 현실을 진단한다. 주제는 ‘플러싱을 위해 싸운다: 우리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되찾자’이다. 뉴욕시 주택난과 토지 사용, 강변 토지 용도 변경 사례와 플러싱 주택 현황, 세입자 권익과 주택법, 플러싱의 앞날 등 주제를 정해 공부한다. 그래도 이런 젊은이들이 있어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 어른들도 힘을 보태야겠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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