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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따그락 소리

부어있는 엄지손가락 눌러 쥐고
 
하나둘 하나둘 허공을 휘젓는다
 
 
 
소리 없이 밀려드는 햇빛
 
눈부심이 싫다고 등지고 앉았던 일상
 
담장 밑으로 올망졸망 화분들 심어 놓고
 
긴긴해 부자처럼 그렇게 지냈는데
 
언제부터인가
 
몸,곳곳에서 소리가 난다
 
돌배나무 마른 낙엽들까지
 
발밑으로 날아들어
 
굴곡진 삶의 이야기들 노래를 하지
 
담백한 물빛 사연도 아닌 것들을
 
동장군 설쳐대면 더욱더 소리 높인다
 
시름에 겹도록 들려오는
 
소프라노.

엄경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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