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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T] 양도소득세 없애고 소득 늘리는 일석이조

가치 불어난 재산, CRT 활용하면 절세 혜택
복리 효과 극대화·은퇴 소득원·상속 계획도
연간 최소 5%에서 최대 50%까지 인출 가능

가치가 불어난 재산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미루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CRT(Charitable Remainder Trust)도 그중 하나다. 트러스트라서 미리 복잡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부분의 절세전략은 사실 많은 이들이 익숙한 은퇴계좌 IRA를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소득공제 등 일차 혜택이 있을 수 있고, 이후 불어나는 재산에 대해서도 세금을 연기할 수 있다. 그리고 필요한 소득을 인출해서 사용할 때 소득세를 낸다. IRA의 특징 및 혜택과 별반 다르지 않다.  
 
▶CRT란
 
CRT를 잘 활용하면 지금 당장의 소득공제 혜택은 물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자녀들을 위한 혜택도 기획할 수 있다. 물론, 최종적으로 기부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다르지만, 세금부담은 줄이면서 소득을 늘리고, 나중에 원하는 곳에 기부도 할 수 있다고 보면 밑지는 장사는 아닌 셈이다.
 
CRT는 한 번 만들면 되돌릴 수 없는 트러스트다. 이 부분이 걸림돌일 수 있지만, 전혀 탄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CRT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분명하다면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 가치가 불어난 재산이 있지만, 양도소득세 때문에 매각이 망설여진다면 CRT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CRT의 혜택
 
예를 들어 오래전 산 부동산의 가치가 올라 매각할 경우 100만 달러의 양도소득이 발생한다고 가정하자. 캘리포니아의 경우 주 정부 차원에서도 양도소득세가 있기 때문에 연방의 양도소득과 합하면 경우에 따라 30%가 넘을 수 있다. 100만 달러 양도소득이 발생하면 30만 달러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CRT로 옮긴 후 매각하면 100만 달러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는 매각 대금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고 전액을 재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절세한 30만 달러가 향후 40년 동안 연평균 10% 수익을 내면 1300만 달러가 넘는 돈으로 자라게 된다. 절세와 재투자가 주는 복리효과는 이만큼 엄청나다. CRT 등을 활용하지 않고 그냥 세금을 냈다면 결국 이 돈을 포기하는 셈이다.
 
장기적인 복리효과에 따른 자금증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양도소득세를 면하는 대신 이후 인출소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정기적으로 꾸준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득세율도 낮춰 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하나 추가적인 큰 혜택이 소득공제다. CRT로 재산을 넣으면 그해 바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CRT의 구체적인 조항과 자산 유형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지금 가치의 10% 안팎은 소득에서 덜어낼 수 있게 된다. 200만 달러 가치의 재산을 CRT에 넣으면 올해 20만 달러 소득을 공제 처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행 세법상 연간 공제 처리 한도에 걸리면 다음 해로 넘겨서도 공제가 가능하다.
 
▶어떻게 운용되나
 
어떤 재산을 CRT로 넣을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오래전에 사둔 자산이 가치가 불어난 경우 가장 적합할 것이다. 트러스트에 넣을 자산을 정한 후 누가 트러스트의 혜택을 받을 것인지를 정한다. 보통 Income Beneficiary라고 부르는 데, 트러스트로부터 소득을 수령할 사람을 의미한다. 대부분 당사자나 부부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산을 트러스트로 옮기면 즉시 기부에 대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자산의 매각을 원할 경우 트러스트 안에 옮겨진 후 매각해야 한다. 그래야 공제와 양도소득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트러스트 안에서 투자 등 자산운용을 계속하며 자산을 불리게 된다.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정한 금액을 인출할 수 있지만, 인출을 필요한 시기까지 연기할 수도 있다. 트러스트의 기간은 20년 등으로 정하거나 평생, 혹은 이후 세대들까지로도 설정할 수 있다. 어떤 기간이든 정한 기간이 마감되면 잔액이 원하는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금으로 넘어간다.
 
▶제한점과 CRT 유형
 
IRA가 59.5세까지 인출에 제한이 있듯이 CRT도 그 나름의 제한이 있다. 매년 일정 금액을 인출할 수 있게 해주지만 최소 5%에서 최대 50% 내에서 가능하다. 인출금액을 너무 많이 가져가지 않는 것이 궁극적으로 IRS 규정에 위배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유리하다. 최소한 원래 재산가치의 10% 정도가 비영리 자선단체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계산법에 따라 인출률이 정해진다.  
 
CRT의 가장 큰 단점은 한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트러스티를 변경하거나 자선단체를 변경하는 등 운용에서는 약간의 탄력성이 있지만, 소득공제 및 기타 절세 혜택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부를 번복할 수는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CRT는 기본적으로 CRAT와CRUT로 구별된다. CRAT는 인출이 어뉴이티 형태로 금액 자체가 애초에 정해지게 된다. CRUT도 인출 규모가 정해지지만, 금액이 아닌 퍼센티지로 정해진다. 트러스트 내 자산이 불어나면 결국 인출 금액도 늘어나는 형태다. 양자 사이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대체로CRUT가 운용 면에서 훨씬 더 탄력적이다.  
 
결과적으로 받는 돈도 많아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출 시작 시점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고, 이후 다른 재산을 해당 트러스트로 추가 적립할 수 있다. 트러스트 기간도 CRUT가 CRAT에 비해 더 길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 전체를 위한 플래닝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트러스트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세금유예 혜택을 통한 자산증식 효과 더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추가 고려사항
 
CRT는 절세혜택과 함께 복리 혜택을 십분 활용하는 자산증식 도구 역할을 하지만 한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과 일단 적립하면 정해진 구간 내에서만 자금을 쓸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꺼려질 수 있다. 하지만 애초의 목적이 양도소득세를 미루고, 최대한 혜택을 늘리는 것에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는 전략이다.  
 
CRT를 활용하지 않을 경우와 비교할 때 내가 쓸 수 있는 자금 규모가 크게 늘고, 트러스트 내 자산에 대한 운용 권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통제권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나와 내 가족이 쓰고 기부되는 최종 금액은 처음 적립한 재산의 10% 정도다.  
 
트러스트에 들어갈 때 자산가치의 10%를 기부하는 대신 이 부분을 적립과 동시에 소득에서 공제받는 것이고, 세금 없이 복리효과를 누리며 지속적으로 자라나는 재산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자금을 나와 내 가족이 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면 CRT 활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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