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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소수 종교로…“10년 후 전체 인구 중 12%”

[목회데이터연구소 보고서]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 심각
미주 한인 교계도 마찬가지

무종교인과의 격차 더 커져
종교인의 노령화 추세 뚜렷

극소수 20~30대 종교인들
그나마 개신교인 비율 높아

교회 내 20~30대가 점점 귀해지는 시대다. 무종교인의 인구가 크게 늘었고 개신교는 10년 후 소수 종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은 미주지역 한 한인교회의 세대별 연합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 포토]

교회 내 20~30대가 점점 귀해지는 시대다. 무종교인의 인구가 크게 늘었고 개신교는 10년 후 소수 종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은 미주지역 한 한인교회의 세대별 연합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 포토]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가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각종 통계 지표 등을 통해 이미 교계에 경종을 울린 지 오래다. 더 심각한 건 교계는 이러한 추세를 목도만 할 뿐이다. 이러한 속도라면 개신교 역시 극소수를 위한 종교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한국 기독교의 모판으로 여겨지는 미주 한인 교계 역시 크게 다를 바 없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6일 ‘2023 한국인의 종교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이대로 가면 10년 후 한국 내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 중 12%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본래 한국은 종교인이 무종교인보다 많던 사회였다.

 
이는 2017년(무종교인 53.4%·종교인 46.6%) 조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역전됐다.
 
6년 만에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내 개신교, 가톨릭, 불교 등 19세 이상 종교인은 37.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무종교인은 최고치인 62.9%로 조사됐다. 두 집단 간 격차는 무려 25%p 이상인 셈이다. 이는 지난 2017년 당시 격차(6.8%p)보다 더욱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30대의 경우 종교 인구는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연령별 종교인 분포 변화를 살펴봤다.
 
20대의 경우 지난 2017년 당시 종교인 비율은 31%였다. 반면 2023년에는 16%로 급감했다. 30대 역시(이하 2017년 38%·2023년 19%) 상황은 심각하다. 20~30대의 종교인은 해당 세대에서 5명 중 1명도 채 안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종교인의 노령화 추세는 점점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7년과 2023년의 무종교인과 종교인 간 격차는 40대(15%p), 50대(12%p), 60세 이상(3%p)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좁혀지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UCLA 유헌성 연구원(사회학)은 “미국도 별반 다를 바 없지만,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이 점점 개인화됐고 종교라는 집단적 제도권에 속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과거와 달리 종교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도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와 불교 인구의 하락세가 컸다. 반면, 가톨릭 인구는 소폭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먼저 개신교인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인구 중 16.6%를 차지했다. 이는 2017년(20.3%)과 비교하면 약 4%p 줄었다.  
 
불교 인구는 2017년 당시 19.6%였으나, 현재 12.4%로 감소했다. 가톨릭 인구는 7.8%로 2017년(6.4%)에 비해 소폭 늘었다.
 
전체적으로 종교인은 소수에 속하지만 그나마 개신교에는 희망적인 부분이 한가지 있다. 20~30대 종교인만 따로 보면 개신교인의 비율이 그나마 높다. 젊은 층은 사찰, 성당보다는 ‘교회’에 소속된 셈이다.
 
20대 전체 인구 중 무종교인 비율은 85%다. 이어 개신교인(9%)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불교인(4%), 가톨릭(2%) 등의 순이다.
 
30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무종교인(81%)을 제외하면 개신교인(11%), 불교인(4%), 가톨릭(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동안 대학 캠퍼스 사역을 담당했던 필립 이 목사는 “기존의 기독교 울타리에서 자라난 젊은 층은 교회에 실망해 기독교를 떠나거나 신앙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많다”며 “하지만 미국에서도 오히려 정신적 빈곤 등을 느끼는 젊은 비신자들이 늘면서 영적인 것을 찾아 교회 등으로 오는 사례 역시 많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니다. 젊은 층이 종교를 떠나는 현상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년간 20~40대 개신교인은 절반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례로 19~29세 사이 개신교인을 보면 2023년 기준으로 9%다. 이는 2012년(19%)과 비교했을 때 10%p 줄었다.
 
30~49세(2012년 21%→2023년 11%), 40~49세(26%→14%) 등 모두 10%p 이상 감소했다.
 
‘가나안 성도(교회를 '안 나가'는 교인을 일컫는 신조어)’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개신교인 4명 중 1명(26.6%)은 가나안 성도다. 이는 지난 2012년(10.5%)과 비교했을 때 무려 16%p가량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젊은 층 개신교인 중 가나안 성도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19~29세(45%), 30~39세(35%) 등 가나안 성도는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개신교인 성인의 가나안 성도 비율은 27%였는데, 특히 청소년의 경우 36%가 가나안 성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이 성인이 된다면 앞으로 개신교 내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 대해서는 다소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대로 가면 10년 후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의 12%대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다른 변수를 통제하고 지난 통계를 바탕으로 추세의 기울기를 예측한 결과 향후 10년 뒤에 개신교인 비율은 12.6%로 떨어졌다”며 “가나안 성도의 비율 역시 37.1%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교회 출석자 비율 급감 현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교회 출석자를 살펴보니 현재(2023년 기준) 20대(6%), 30대(9%)의 교회 출석 비율은 모두 10% 미만이다. 이는 2017년(20대 17%·30대 17%)과 비교하면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인들이 크게 줄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5451명(19세 이상 4751명·청소년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지난 1월 3일까지 진행됐다. 신뢰도는 19세 이상(오차범위 ±1.4%), 청소년(± 3.7%) 등 모두 95%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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