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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바람의 그림자

지난 세월은 한바탕 바람이었다
 
큰바람, 작은 바람
 
바람에 넘어졌다가 일어섰고
 
큰 상처를 입기도 했다
 
광풍에 쓰러져 영영 일어나지 못한 가족도 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그림자가 깊게 드리우고 있다
 
성처뿐인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패여 있다
 
바람의 그림자
 
지울 수 없다. 항상 따라 다닌다
 
 
 
다시 바람 앞에 서 있다
 
지나간 바람보다 무섭다
 
조금만 불어도 넘어질 것 같다  
 
받쳐줄 힘이 없다
 
 
 
바닷가에 나가 바람에 도전한다
 
모래 위에 엎드려 온몸으로 막는다
 
바람이 지나간다. 나를 그냥 두고
 
 
 
바람의 그림자를 붙잡고 일어난다  
 
그림자와 떨어질 수 없다

최복림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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