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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변화하고 있는 멕시코

멕시코 하면 마약 범죄 조직간 전쟁을 떠올리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지금도 범죄 조직 간의 전쟁 등으로 한 해에 약 3만 명이 총격 피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범죄 조직끼리의 전쟁이지 일반인이 피해를 보는 경우는 적다.  
 
마약 범죄가 기승을 부리게 된 것은 정부의 부패 탓이 크다. 기간 산업이랄 것이 별로 없는 멕시코는 70년간 제도혁명당(PRI)이 장기 집권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고위 공직자는 물론 각 주의 주지사, 시장, 경찰서장, 심지어 마약 단속 경찰까지 마약밀매 조직과 연결되어 있었다. ‘마약왕’으로 유명한 시날로아 주 출신의 차포 구스만이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고 뉴욕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마약밀매 조직은 급격히 약화했다. 하지만 지금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작은 규모로 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는 2만 년 전부터 이곳 원주민인 인디오들이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농업도 발달하여 이미 기원전 8000년부터 옥수수 재배를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기원전 2300년에 토기를 만들었고 마야 문명이 발달한 유적지에는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 유카탄 반도 코무첸, 캄페체, 칼라그물 등에 마야제단이 있고 벨라크루즈 주 성로렌소, 타바스코 주 후라벤타에도 마야제단이 남아 있다. 멕시코는 마야문명이 찬란하게 꽃핀 곳이다. 이미 그 유적지가 많지만 지금도 과테말라와 접하는 국경지대 정글에서는 계속해서 새 유적지가 발견되곤 한다는 소식이다.
 
멕시코는 지금 크게 변모하고 있다.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할까?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 안졍이다. 현재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의 65대 대통령이다. 그의 집권 이후 정치가 안정을 찾으면서 멕시코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그는 과거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며 미국과 비슷한 정직한 나라를 만들고 있다.  내가 처음 도착한 30여 년 전에는 사회 전반에 부정부패가 만연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 경찰을 제외하고 부패 공무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멕시코는 노조 단체가 없다. 단위 기업에 형식적 노조 단체는 있지만 한국처럼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이니 하는 전국적 조직은 없다. 노동자와 고용주 사이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정부는 대체로 기업 편을 들어준다. 형식적 최저임금은 가장 가난한 주의 임금을 기준으로 되어 있지만 정부가 임금을 통제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의 기업들이 멕시코로 몰려들고 있다. 기업이 새로 생기니 임금은 절로 적정수준으로 오르는 상황이다.  
 
멕시코는 물가가 아주 저렴하다. 미국이나 한국의 약 1/5 수준에 불과하다. 생활비가 싸니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많은 은퇴자가 몰려들어 타운을 형성한 곳도 있다.  멕시코의 외국인타운은 수십 군데가 있고 인구수도 증가일로라 할 수 있다.
 
멕시코는 국토 면적이 한국의 15배나 된다.  그만큼 석유·금·은·동·니켈·목재 등 자원도 풍부하다. 가장 부러운 점은 출산율도 높아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연령별 인구 구조도 피라미다 형태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해외 이민자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는 나라인 셈이다.  
 
노조가 없다 보니 해외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이로 인해 경제적 성장도 빠르다. 사회가 안정되면서 관광객도 몰려들어 유명 관광지의 식당·호텔 등은 예약이 힘들 지경이다.
 
내가 멕시코에 진출한 지 꼭 35년 만인데 이곳 생활에 지극히 만족하고 있다. 멕시코는 파라다이스로 변하고 있다 할 만하다.

김호길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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