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나항 과속 선박에 고래 죽는다
조지아주의 관문으로 불리는 사바나항의 물류량이 매년 최고치를 갱신하는 와중, 급증한 대형 선박들의 과속 단속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벼워 속도 규정이 유명무실한 상황이다.애틀랜타저널(AJC)는 연방 해양대기청(NOAA)의 통계를 인용, 최근 두 달(11-12월) 간 조지아 및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의 선박 속도 제한 위반률이 22%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NOAA는 대서양의 고래종 보호를 위해 2008년부터 동부 연안의 속도제한구역을 설정했으며 2022년 대상 선박 요건 및 지역을 더욱 강화했다. 조지아의 사바나항과 브런즈윅항이 해당 제한구역에 포함된다. 특히 사바나 항구는 깊이 47피트, 길이 40마일의 넓은 항로 탓에 고래와의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았다.
생존 개체수가 350마리에도 못 미치는 심각한 멸종 위기종인 참고래는 매년 선박으로 인한 폐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주 천연자원부(DNR)는 올해 태어난 9마리 중 하나인 새끼 참고래가 이달 3일 이미 선박 프로펠러에 의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지아 동부 연안은 북대서양 참고래가 매년 겨울 번식을 위해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위반 시의 벌금이 현실적으로 낮은 탓에 규정이 단지 훈시 사항에 머무르는 점이다. NOAA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건당 평균 벌금액은 1만 6656달러다. 해양환경보호단체 오셔나는 가벼운 벌금 문제를 지적하며 "해운회사는 과속 벌금보다 배송 지연으로 인한 손해보상을 더 걱정한다"고 강조했다. 속도 규제가 강화된 2022년 이전 5년간 속도 위반률은 80% 이상에 달한다.
경제적 이익 손실을 우려하는 정치권의 소극적 대응도 걸림돌이다. 크리스 카 조지아 법무장관을 비롯해 알래스카, 루이지애나 등 동부 5개 주 법무부는 지난해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며 NOAA의 규제 강화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버디 카터 조지아주 하원의원(공화당) 역시 지난 6월 연방의회에서 NOAA가 추진 중인 선박 규제 강화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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