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2024년 용의 해, 새해를 여는 마음 자세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매해 새로운 해를 맞을 때는, 서정주의 시처럼, 이제는 돌아와 다시 거울 앞에 서는 느낌이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게 되고 또 앞으로 다가오는 새해를 기대하며, 삶이라는 매트릭스에 매몰돼 살던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매트릭스 자체를 조망하는 순간이 거울 앞에 선다는 이미지이다.
거울 앞에 설 때 화두처럼 늘 우리에게 다가오는 의문은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본적 의문이다. 〈삶, 있음의 신비〉는 늘 우리에게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각자는 나름대로 이해를 통해 삶의 방향을 가늠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귀하게 여기고 추구하는 행동으로 연결된다. 즉 가치의 문제인데, 기본적인 생존에 필요한 것들이 일단 중요하겠지만, 그 단계가 충족되면 다음 단계의 다른 가치들이 하나하나 우리의 관심을 끌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는 아름다움, 선한 것, 참됨, 진실에 대한 열망, 즉 진선미의 가치에 끌린다고 한다.
인간 삶의 모든 추구가 여기에 담겨 있다. 발달심리학으로 볼 때,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은 모두 다 필요한 가치들이지만, 무엇에든 집착 혹은 중독되든가 반대로 거기에 대한 회피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것은 정신건강의 문제로 연결된다고 한다. 인생의 시기에 따라 우리가 대개 집중하는 가치, 추구할 것들의 우선순위가 바뀌지만 어떤 가치에 너무 오래 머물러 다른 장이 열리는 것을 지연, 방해하는 경우에 문제가 생긴다.
매일의 일상에서 벗어나 명상하러 앉는 시간은 거울 앞에 서는 순간이다. 지금 이 새해 벽두에 조용히 앉아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떤 매트릭스에 따라 움직이는지 조망하고, 잠시나마 내가 움직이는 프로그램을 벗어나는 매일 매일의 연습을 한다면 더 상위의 발달단계, 상위의 가치가 자연스레 열리는 것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자연이 순리대로 움직이듯이 발달이 자연스럽게 때에 따라 새로이 열리도록 하려면 다음에 올 누군가를 위해 의자를 비워둔다는 시처럼, 우리는 지금의 나를 비워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열린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면 정신건강의 최상의 자세, 태도이리라.
2024년은 용의 해이다. 신화적 동물인 용은 낮은 데서 시작, 박차고 수직으로 날아오르는 이미지를 보여 준다. 그것은 곧 우리의 에너지/기가 챠크라의 여러 대목, 어디에도 막힘없이 하나하나 매듭을 통과하며 정수리를 통과해 위로 뻗치는 이미지와 통한다.
챠크라 체계와 상응하는 발달단계의 과업들이 있다. 간략히 병렬해 보면 가장 낮은 단계는 생존에 대한 관심, 그 다음은 쾌락과 즐김, 그리고 성취와 힘, 다음 가슴레벨 챠크라는 소속과 사랑, 그 위로는 목 챠크라는 표현과 창조, 그 위로 제삼의 눈은 깊은 통찰과 지혜, 그리고 최상위에서 우주와 하나 됨을 느끼는 정수리 챠크라이다.
우리의 정신적 에너지인 기가 어디에도 메이거나 막힘이 없이 야곱의 사닥다리를 훌훌 오르내리는 천사 같은 그런 이미지를 그려보는데, 이런 한 해가 우리 모두의 삶에서 구현된다면 용의 해에 걸맞은 성공적인 한 해가 될 것이다.
▶문의:(213)797-5953
김자성 /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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