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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새해 아침

출렁이던 밤바다에서
 
갑진년 아침 해를 잉태하다가
 
시지포스의 산을 구름 탄 듯
 
바다를 뚫고
 
하늘을 향해 장엄하게 치솟아  
 
붉게 뛰어오르며  
 
세상을 향해 포효한다.  
 
 
 
땅과 물과 산이 모인 이곳
 
누가 살아가는 세상인가?
 
지축 위로 솟아오른 둥근 덩어리는
 
삼백육십오 일을 돌기 위해  
 
그 자리를 깨우며 힘차게 넘실댄다.  
 
 
 
드디어 2024년 새해 아침이 열렸다.  
 
 
 
간절히 염원하는 지구의 평화와  
 
땅 위에 희망과 웃음을 소원하는
 
우리들의 세상에
 
붉은 태양은 모든 이의 마음속에서  
 
한소끔 달아오르고  
 
강한 입김은 거친 세상의 풍파  
 
겪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벌·나비 나래 접은 밤마다
 
희디흰 박꽃처럼
 
저 혼자 아파하는 일은 없고
 
세상 사람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해주시어,  
 
동강동강 토막 쳐 울부짖는 전쟁과  
 
재해가 멎게 해 주시고
 
서로서로 행복하게 손을 잡게 하시어  
 
 
 
날아오르는 희망찬 하늘이
 
늘 함께하게 하소서.

유경순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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