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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알래스카 최북단 하천 범람의 여파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알래스카 고속도로는 남쪽의 앵커러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며, 중부의 페어뱅크스 지역을 포함해도 10개가 안 된다. 고속도로는 본토에서 생산된 공산품과 농산물 등의 수송을 위해, 그리고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을 위해 필요하다.  
 
여름이 되면 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많은 주의 차들이 알래스카를 방문한다. 캐나다와 위싱턴주는 물론 플로리다주 번호판도 볼 수 있다. 남미의 바이크족들이 방문하기도 한다.  
 
알래스카에는 1970년대에 건설된 원유 파이프라인이 있다. 최북단 프루드베이(Prudhoe Bay)에서 태평양 연안 도시 발데스(Valdez)까지 거의 1000km에 달한다. 당시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이 파이프라인은 미국의 3대 인공 건축물 중 하나다. 알래스카와 위도가 비슷한 러시아 파이프라인은 원유의 점성이 높다 보니 파이프라인 속에서 압력을 가하는 방식이다. 반면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은 원유의 온도를 체온만큼 높여 수송한다. 그래서 알래스카에는 펌프스테이션이 12개나 존재한다.  
 
알래스카 북극해 대륙붕에는 많은 유전이 존재한다. 유명 유전개발 업체들이 이곳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작업 현장에 필요한 파이프와 공구류, 직원들을 위한 부식 등의 수송이 필요하다.  그래서 파이프라인을 따라 고속도로 (Dalton highway)를 건설했고 이 도로를 통해 트럭들이 다닌다.  
 


이렇게 중요한 고속도로가 2015년 봄, 28일 동안이나 폐쇄된 적이 있다. 하천 범람이 원인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 범람이 장기적으로 영구 동토층 융해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이 지역은 동토가 95% 이상 분포된 툰드라 지역으로 프루드베이 남쪽에 해당한다. 파이프라인을 따라 강(Sagavanirktok (Sag) river)이 흐른다. 그런데 봄철 눈이 녹는 시기에 상류는 기온 상승으로 얼음이 빨리 녹은 반면, 하류는 여전히 기온이 낮아 언 상태에서 녹은 물이 넘쳐 고속도로까지 범람하게 된 것이었다. 이런 사태가 처음이라  주지사는 재난사태까지 선포했다. 유콘강 상류인 캐나다나 알래스카 동부에서 융해수가 과잉 공급되어 작은 도시를 휩쓰는 현상을 아이스잼 (ice jam)이라 한다.
 
인공위성 관측 결과 등을 보면 하천 범람 4년이 지난 시점에서 범람지역의 동토가 약 8cm나 침하했다. 동토가 침하했다는 것은 동토 속에 갇혀 있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온실효과 기체가 대기로 방출되었음을 시사한다. 메탄이 주목받는 것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0배나 크기 때문이다.  
 
범람 지역의 동토에 얼마나 많은 온실 효과 기체가 존재하는지 모르지만, 고농도의 기체가 대기로 방출되어 온난화를 더욱 가속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극해 연안 지역엔 아이스 웨지 (ice wedge)라는 종류의 동토가 존재한다. 여기에는 다른 동토보다 고농도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갇혀 있어 과학자들은 범람이 북극 온난화에 ‘정의 피드백(한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는 컴퓨터 용어)’을 가속하고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이 범람은 강에서 약 16km까지 영향을 미쳐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대 산림에서 동토는 지표면에서 약 1m이상 존재하지만, 툰드라에서는 약 0.5m로 그리 깊지 않다. 즉, 툰드라에서의 동토층이 한대 산림보다 범람수의 영향을 받기 쉽다.  
 
동토는 2년 이상 언 땅으로 정의한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따뜻한 융해수가 언 땅을 녹일 수 있다는 것이 범람의 심각성이다. 2015년 봄의 하천 범람은 과거 50년간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일이 앞으로는 잦아질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극지방의 온난화, 즉, 더 많은 수분을 함유한 따뜻한 공기로 인해 강우량이 늘어 범람의 빈도도 잦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유전에 경제적 피해는 물론, 동식물에도 영향을 줄 것이며 북극의 기후변화 및 온난화를 더 가속할 것이다. 알래스카를 포함한 북극은 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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