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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슬픈 냄새

병실에서 Mr. P는 시들시들 소멸되어 가고 있고
 
비 내리는 창밖에서 비둘기는 구구 우는데
 
친구들 하나둘 찾아와  
 
고유의 색으로 고별인사를 나누네
 
 
 
삶을 옥죄는 무게를 한 겹씩 벗어내고
 
마지막 숨을 토하네  
 
사뿐히 나비 등에 앉으려 하자
 
온갖 슬픔이 뒤엉켜 하늘이 무거워지네
 
슬픈 냄새에 짓눌려
 
까만 연기가 피어오르네
 
 
 
슬픔을 달래는 법도 가지가지
 
술로
 
담배로
 
약으로
 
땀으로
 
눈물로 태어난 슬픔이
 
범벅되어 뒤엉키네  
 
무겁네
 
무섭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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