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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잡초같은 생각

손바닥만 한 우리 집 앞뒤 정원의 풀을 뽑고 비료를 뿌린 후 방울토마토, 고추, 상추, 가지, 호박, 파 등의 씨와 모종을 심었다. 심어 놓은 모종이 잘 자라 수확하면 우리가 먹기도 하고, 딸네,  교회 사람들과도 나누겠다는 생각에 혼자 흐뭇해하며 키우고 있다.  물을 주다 보니 아주 파랗고 작은 싹들이 여러 곳에서 땅을 헤집고 올라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땅에 떨어진 상추와 토마토 씨가 싹을 내며 자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갑다고 생각해 다른 채소와 같이 물을 주었다.  
 
며칠이 지나, 다시 물을 주려고 살펴보는데, 엊그제 싹이 올라와 뾰족하게 잎을 키우던 파란 싹들이 벌써 다른 채소 모종들과 같은 크기로 너무 충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잎과 가지 모양이 채소와는 다른 것이 아닌가?  
 
직감적으로 잡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세히 보니 아닌 게 아니라 잡초들이 채소 옆에서 자라는 것이었다. 한 달 여 전에 두 시간 동안 잡초를 뽑고 흙을 고르고 비료를 함께 섞어가며 땅을 고르고 나서 채소 모종을 심었는데, 심지도 않은 잡초가 채소와 같이 자라는 것을 보니 좀 짜증이 났다.  
 
 그런데 얼마 전 아내는 내게 잡초와 채소, 그리고 유실수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채소와 유실수 옆에 잡초가 자라는 것은 그 역할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잡초 뿌리가 채소와 유실수 뿌리 근처의 땅을 헤집고 크면서 공기 공급이 원활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시기까지는 잡초의 역활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태복음에 예수님의 씨 뿌림과 가라지와 추수 때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 잡초 같은 생각이 이곳저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하지만 늘 잡초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이를 모른 채 일상을 지내는 것이 내 삶의 단면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각자가 마음에 갖고 있는 생각은 알기 어렵다. 다만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는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알곡처럼 되고 싶고, 잘 자라서 열매를 맺고 싶어 한다.  
 
예수님은 ‘밭은 세상이요, 씨를 뿌리는 이는 인자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이요,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마귀요, 추수 때는 세상 끝날이요, 추수 꾼은 천사요, 천사-추수 꾼은 가라지를 거두어 풀무 불에 던질 것이요, 그때 의인들은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요’라고 비유하셨다.
 
“…귀 있는 자는 들으라”(마13:43)  

변성수 / 교도소사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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