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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방문 두레마을 김진홍 목사] "정권 교체로 한국 제자리 돌아가기 시작"

분배하려면 성장 먼저 해야
전 세계적 보수회귀 현상

단기 변화 힘들어도 낙관적
내년 선거 승리 매우 중요

사회 재정비 밀고 나가야
통일 2030년 전후로 예상

집회차 LA를 방문한 김진홍 목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집회차 LA를 방문한 김진홍 목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두레마을 김진홍 목사(82)의 말은 느릿하다. 대신 언어에 힘이 담겨있다. 정제되고 묵직한 어투로 핵심을 짚는다. 그는 설교자다. 기독교적 세계관과 살아온 삶을 기반으로 정치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는 대중과 호흡하기 위해 구독자 17만 명의 유튜브 채널(두레 김진홍)도 운영 중이다. 집회차 LA에 온 김 목사를 28일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2주 전에 낸 책 한 권(내 삶을 이끌어 준 12가지 말씀)을 건넸다. “나는 염세주의에 빠졌었다”는 첫 문장이 눈에 띄었다.
 
요즘 젊은 세대도 염세주의가 팽배하다.
 
“한국 사회는 급속하게 발전했다. 국가가 단기간에 성장해서 젊은이들이 적응을 못 했다. 속도를 맞추기가 힘들었다. 우리 때 고민은 실존에 관한 것이었다. 지금은 적응과 부적응에 대한 고민이다. 청년들이 안 됐다. 마음이 짠하다.”
 
‘땅과 사람을 살린다’가 두레마을의 가치관인데.
 
“땅이 황폐해지면 농작물도 그렇게 된다. 그러면 사람도 산성화되고 면역력이 약해진다. 악순환이다. 대신 땅은 노력으로 회복할 수 있는데, 사람이 회복되는 게 어렵다.”
 
왜 어렵나.
 
“가치관이 바뀐다는 건 쉽지 않다. 사회와 국가 분위기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지금 병들어 있다. 그 안에 사람이 있지 않나. 교회뿐 아니라 가정과 학교조차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 가치관의 혼란 때문이다.”
 


가치관의 혼란을 야기한 건.
 
“좌파 사상이 사회 내에서 너무 커져 버렸다. 좌파 진영은 30~40년을 투자했다. 한국 사회는 지금 그 열매를 거두고 있다. 그동안 좌파는 투자했고, 우파는 이를 방치했다. 나는 운동권 출신이다. 과거에 데모하면 언론계, 법조계, 교육계로 나갈 사람들은 신분 노출 때문에 빠졌다. 좌파는 장기전으로 본 거다. 사람을 키워야 하니까.”
 
보수는 잘못이 없나.
 
“보수의 특징이 부패와 분열 아닌가. 누릴 줄만 알고 베풀고 나누는 데 인색했다. 보수 진영 역시 뿌린 대로 거둔 거다. 대신 역설적이지만 문재인 정권을 거쳤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각성 운동이 일어났다. 문 정권의 공로는 우리를 깨닫게 했다는 점이다. 사회가 너무 망가지니까 경각심이 생겨 제정신을 차리고 위기 앞에 결집 현상이 발생했다.”
 
현 사회는 변화하기 힘든가.
 
“이걸 바꾸려면 적어도 10년 정도 세월이 필요하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시스템은 그대로 아닌가. 단기간에 바꾸기 힘들다. 현 정권에 대한 논란은 거기서 오는 혼란이다. 그래도 나는 낙관적으로 본다.”
 
그 이유는.
 
“다행히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것이 결정적 계기라 본다. 더 나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고비를 넘겼다. 정권 교체는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관이 훼손됐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시작이 됐다.”
 
어떤 부분이 훼손됐었나.
 
“좌파는 다섯 가지를 반대하는 소위 ‘오반’ 운동을 했다. 반미, 반일, 반개신교, 반기업, 반강남 등이다. 그러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국가가 방향을 선회하니까 반대 여론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윤 대통령 자체는 정치력의 한계가 있다. 대신 같이하는 팀이 참 좋다. 국가는 방향이 중요하다.”
 
과거엔 좌파였다. 왜 진영을 바꿨나.
 
“빈민선교를 하다 보니 사회주의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부자와 빈자의 격차가 심하고 당시 정권 자체가 비인간적인 부분이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성장과 분배의 가치 중 나는 분배에 줄을 섰다. 그런데 성장이 안 되니까 분배할 게 없더라.”
 
성장도 문제는 없나.
 
“북한은 분배만 앞세웠다. 반면, 남한은 성장만 강조하다 공동체가 훼손됐다. 두레마을은 그런 균형을 위해 설립됐다. 세간에는 이런 말이 있다. 20대에 사회주의를 안 하면 바보고, 40대까지 사회주의를 하면 더 바보라는 소리가 있다. 감옥 생활을 할 때 성경을 접했다. 철이 들었다고 본다. 예전에는 ‘빨갱이’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골통 보수’ 소리를 듣는다. 나는 전향을 참 잘한 일이라고 여긴다.”
 
오늘날 교계는 어떤가.
 
"과거에는 교회가 국가 발전을 선도했는데 지금은 반지성주의로 질적으로 하락했다. 사회는 이제 기독교를 외면하고, 기독교는 대처 기능을 상실했다. 이 때문에 요즘 정신을 차리고 있다."
 
통일을 바라나.
 
“2030년 전후로 통일이 될 거라 본다. 국가의 방향이 바로 잡혔고, 국제 정서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을 강조하며 지지를 받은 것도 한 예다. 물론 중국이 북한을 밀어주지만, 중국 자체도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북한 내 체제를 뒷받침하던 엘리트층의 이반 움직임도 있다. 이런 조건들이 맞아떨어지면 자유 통일의 기회가 곧 올 수 있다.”
 
한국은 준비가 됐다고 보나.
 
“사실 빨리 준비해야 하는데, 정치가 헤매고 있다. 내년 선거가 매우 중요하다. 통일은 청년 실업 해결 등 국가적 이익이 매우 크다. 지금의 30~40대는 전교조 교육을 받아 좌 편향이 강하지만 20대는 그렇지 않다. 선거에서 승리한 뒤 교회, NGO 단체 등 사회 전반이 재정비해서 통일을 위해 밀고 나가야 한다.”
 
미국은 트럼프가 다시 등판한다. 최근 아르헨티나도 우파 인물이 대통령이 됐는데.
 
“전 세계적으로 진보 좌파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이 때문에 보수 회귀 현상이 일어났다. 분배하려면 먼저 성장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인권도 중요한데 동성애 문제 등 그런 이슈가 너무 급하게, 지나치게 나갔다. 인간 본성에 안 맞는 일들이 많았다.”
 
☞김진홍 목사는
 
1941년 경북 청송 출생이다. 철학(계명대·미국 킹칼리지)과 신학(장로회신학대학원)을 공부했다. 1971년 청계천에서 활빈교회를 세워 빈민사역을 했다. 이후 두레마을을 설립했다. 현재는 동두천 두레교회에서 설교 목사, 동두천 두레 수도원 원장을 맡고 있다. 집회는 내달 4~7일까지 부에나파크 지역 ‘부에나팍교회(7037 Orangethorpe Ave)’에서 열린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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