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젊은 여자는 착하다…렌트는 이들에게만”
한인 입주자 구하는 타민족 집주인들 강압적 요구
건물 판매 앞두고도 렌트 강행…불공정 계약 강요
계약 세부내용 문의하면 “아시안 여성답지 않아”
일부 집주인, 한국·일본 출신 여성 세입자만 고집
“한국·일본의 젊은 여자는 착해서 계약서를 안 따진다. 내가 이들에게만 렌트하는 이유가 있다. 불만없는 조용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맨해튼·롱아일랜드시티에서 아파트를 렌트한다는 한 인도계 집주인의 말이다. 집주인을 대신해 아스토리아에서 단독주택·아파트 렌트를 중개하고 있다는 한인 에이전트 김모씨도 “집주인이 인종을 본다”며 “젊은 아시안 여자는 얼굴만 봐도 조용하고 깔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얼굴만 봐도 나이가 있어 보이는 여자들은 들이지 않는다. 쫓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퀸즈 일대에서 한국·일본 출신의 젊은 여성만을 대상으로 집을 렌트하려는 주인들이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퀸즈는 미주에서 한인이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특히 롱아일랜드시티·서니사이드·아스토리아·플러싱은 맨해튼보다 저렴한 렌트로 유학생이나 사회초년생에게 인기다.
22일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아시안 여성 전용 매물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동성만 넣어 거주하게끔 하는 안전상의 이유가 아니라 젊은 아시안 여성을 특정해 선호한다는 내용이다.
집주인이 계약시 젊은 아시안 여성에게 불공정 조건을 강요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상대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다. 일부 집주인은 자신의 정보는 공유하지 않고 계약을 강요한다. 아스토리아의 한 단독주택을 거래한다는 집주인은 1층에 자신이 살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거주지는 다르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롱아일랜드시티의 한 집주인은 건물을 판매할 예정이면서도 젊은 아시안 여성만 상대로 렌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문제 제기를 할 경우 “아시안 여성답지 못하다”거나 “한국 아줌마처럼 질문이 많다”는 등 혐오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한국·일본계 젊은 여성에게만 렌트하는 서니사이드의 한 타민 집주인은 이달 갑작스레 월세를 올렸다. 월세가 오른 내막을 묻는 세입자에게는 묵묵부답이다.
젊은 아시안 여성에게만 렌트하는 아스토리아의 한 집주인은 세입자의 방에 통보없이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끼워넣었다. 이 집주인은 자신의 정보는 공개하길 거부했지만 계약서를 통해 세입자의 한국 부모님 이름·연락처도 작성하길 요구했다.
롱아일랜드시티의 인도계 집주인도 한국 부모님의 이름·연락처를 요구했다.
그는 “젊은 아시안 여성은 말을 잘 들어 불만이 없다”면서도 “불만이 있다면 이상한 아시안 여성이다. 불만을 말하면 바로 한국 부모에게 연락한다”고 했다. 이 집주인의 아파트는 곧 판매 예정이나 여전히 젊은 아시안 여성을 대상으로 렌트하고 있다.
뉴욕주법에 따르면 세입자들은 적절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세입자 조직도 결성할 수 있다. 집주인이 이를 저지하는 것은 불법이다. 특히 거주 관련 문제·건물 수리·갑작스러운 월세 인상·안전 등을 정당하게 질문하는 세입자에게는 어떠한 형태의 보복도 해선 안 된다.
한국·일본계 젊은 여성만 선호한다는 부분도 연방·뉴욕주법에 따라 문제가 된다.
연방·뉴욕주법은 집주인이 국가·성별·연령·인종 등을 이유로 렌트를 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불법행위를 겪는다면 사건 발생 1년 이내에 뉴욕시인권위원회(NYCCHR)를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세입자괴롭힘방지태스크포스(THPT)에도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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