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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시민권자도 내국인 대우 입국심사

시행 10년에도 홍보 안 돼 혼선
한인들 1시간 이상 외국인 줄에

2013년 입국심사장 안내 표지판.

2013년 입국심사장 안내 표지판.

2023년 입국심사장 안내표지판에는 재외동포 표기가 빠져 있다.

2023년 입국심사장 안내표지판에는 재외동포 표기가 빠져 있다.

#. 지난 4일 오전 5시 30분 인천국제공항 ‘외국인 입국심사장(외국여권, Foreign Passport)’에는 한국을 방문한 시민권자 한인과 아시아발 외국인 등 5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렸다. LA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국적기 2대가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하면서 쏠림현상은 더했다. 이날 미국 여권을 손에 쥔 많은 한인들은 1시간 이상 줄을 선 채 입국심사를 기다려야 했다. 반면 한국 국적자인 영주권자 등 재외국민은 ‘내국인 입국심사장(대한민국 여권, Korean Passport)’을 통해 5분도 안 돼 입국장으로 빠져나갔다.
 
한국 정부가 750만 재외동포를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천명했지만, 이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관리기관의 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인 시민권자 등 재외동포는 인천공항 입국시 내국인 입국심사장(대면)을 이용할 수 있지만, 당국의 현장 홍보 부족과 안내 혼선으로 불편을 겪는 일이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현장의 입국심사장 안내 표지판에는 ‘재외동포 내국인 대우’라는 내용이 빠져 있었다. 당연히 이런 사실을 모르는 상당수 한인 시민권자들은 외국인 입국심사장으로 몰렸다.
 
외국인 입국심사장을 이용해 1시간 만에 통과했다는 이모씨는 “거소증 등록 재외동포나 외국인 등록자만 내국인 심사장 이용이 가능하다는 입간판이 있어 자연스레 외국인 줄에 섰다”면서 “어렵게 만난 입국심사관이 재외동포도 내국인 심사가 가능하다는 말을 해서 허탈했다. 출입국관리국이 현장 홍보에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법무부에 따르면 재외동포 출입국 심사 시 내국인 대우는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됐다. 당시 고 남문기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이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건의해 성사됐다.  
 
또한 2013년 6월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전국 출입국기관장과 해외주재관 회의에서 재외동포도 내국인 입국 심사대를 이용하도록 제도 개선을 지시, 입국심사장 안내 표지판에 ‘대한민국 여권/재외동포’가 병행 표기됐다.  
 
내국인 대우인 재외동포는 한때 한국인이었다가 대한민국의 국적을 이탈한 외국인(해외 시민권자) 및 그 직계비속까지 포함된다.
 
하지만 지난 2018년 10월 외국인 등록·거소신고 재외동포 대상 자동출입국심사를 확대하면서 안내 표기에서 ‘재외동포(Overseas Korean)’가 빠졌다.
 
이에 대해 21일(한국시간) 법무부 측은 “본부와 공항 측 확인 결과 재외동포는 내국인 입국심사장(대면)에서 입국심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외국인 등록을 한 외국인, 거소신고를 한 재외동포, 자동출입국 등록센터에 사전등록한 외국인은 비대면 자동출입국심사대도 이용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재외동포의 자긍심 고취 차원에서 내국인 대우를 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지만, 이날 많은 한인 시민권자들은 친절하지 못한 안내문탓에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해야 했다.  
 
한편 지난 10월 5일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750만 동포 여러분이 함께 힘을 모아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혀 나가겠다. 정부는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동포 여러분을 꼼꼼하게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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