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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사회물리학] 교회는 사회 현상 외면 말아야

19세기 프랑스의 사회학자 뒤르켐(Emile Durkheim)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자살률을 비교하여 사회통합이론을 세우고 자살의 원인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조명하였다. 그는 자살을 이기적(egoistic) 자살, 이타적(altruistic) 자살, 아노미적(anomic) 자살, 숙명적(fatalistic) 자살로 구분하였다. 이기적 자살은 집단의 결속력이 약화하여 개인주의화된 사회에서 발생한다. 이타적 자살은 개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신이 속한 사회에 더 가치를 둔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노미적 자살은 무질서한 사회 혼란 시기에 나타나는 자살로 대량실업이나 사업의 실패 등으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숙명적 자살은 사회적 압박이 강력하게 가해졌을 때 이를테면 전쟁포로와 같은 상황에서 나타난다. 뒤르켐은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사회통합의 정도가 약화하면 이기적 자살이 나타나고, 반대로 사회통합이 강화되어 집단주의가 득세하면 이타적 자살이 증가한다고 보았다. 사회적으로 갑작스러운 변화가 나타나 규제가 약해지면 집단적 질서가 흔들리고 이때 아노미적 자살이 발생한다. 현대 사회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의 사회학자 머튼(Robert King Merton)은 아미노 이론을 발전시켜 경제적 성공을 지나치게 주장하는 문화 속 사회는 불평등 구조가 심화하여 자살과 같은 일탈 현상이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기독 영성은 인간 자신과 속해 있는 사회를 넘어서는 초월적인 힘으로 자살 생각이나 자살 행동의 위험성을 약화하는 보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살 보호 요인은 자살에 대한 개인의 심리나 행동의 문제 발생을 완화하는 요인을 말한다. 자아 탄력성(ego-resilience)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정서적 행동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건강하게 적응하는 능력이다. 영성은 자아 탄력성을 보강하여 극단적인 자살 생각을 이겨내게 하는 중요한 자살 보호 요인이다. 미국 원주민을 대상으로 벌인 영성과 자살의 인과관계 연구를 살펴보면 영성이 높을 때 자살 생각이 감소하고 영적 지향성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낮게 나타난다.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개인의 영성이 유지되고 높아졌을 때 자살 생각이 현저히 줄어든다.
 
기독 영성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수직적 차원의 형이상학적 종교적 영성과 자신과 타인 및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수평적 차원의 실존적 영성을 포함한다.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와 이웃과 조화로운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 성숙한 기독 영성은 지정의와 함께 전인적 삶의 기초가 된다.  
 
교회는 영성을 훈련하는 기관이면서 사회적 통합기능을 강화해주는 신앙 공동체이다. 주일예배와 같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사회적 통합을 체감할 수 있고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룬 교인들은 영적으로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영성 프로그램은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 자살 생각을 막을 수 있다. 현대 교회는 모든 교인이 영성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영성 프로그램을 창조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비교인들도 영성훈련에 초대하여 스트레스를 견디고 극복할 수 있도록 영성을 배양하는 영적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리스도인 가운데에서도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하는 일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현대 교회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사회현상을 외면하지 말고 자살 방지를 교회의 사회적 사명으로 여기고 건강한 영성 개발에 힘써 자살 생각을 막는 첨병이 되어야 할 것이다.
 


goodchul@gmail.com

조철수 / 목사·맥알렌세계선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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