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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닷가 외길

바다 모랫길 맨발로 걷다 뒤돌아보니
 
굽이굽이 골목길 소란한 큰길을 누벼보고
 
친구들 가득히 몰려와 노래하며 같이 가던 길
 
자랑도 아픔도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못 말리는 나만의 길이었지
 
 
 
조용한 파도 소리 눈물 젖어 가다
 
흘리고 간 빈 병들 남긴 상처를 치우며
 
죽음을 되씹는 후회도 하는 동안
 
끝까지 까닭 없이 함께 해 준 좋은 친구
 
웃음은 나누고 눈물은 혼자 삼켰지
 
아무도 알지 못할 나만의 길이었기에
 
 
 
언젠가 돌아와 다시 물었을 때
 
기억에서 이미 사라진 일들 많겠지만
 
살아 있는 동안 돌이키지 못할 한순간
 
파도 소리처럼 고요히 내 마음 울리고
 
 
 
내일 아침 밀물에 새날 들어
 
썰물이 내 발자국 사이로 빠져나갈 때
 
아, 어쩌면 무릎 꿇고 기도해도
 
바뀔 수 없이 지나간 나만의 외길

최용완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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