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칼럼] 세계한인비즈니스 대회가 남긴 것
다행히 이번 대회는 규모뿐만 아니라 실적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결산 보고에 따르면 세계 31개국에서 7825명의 한인 기업인이 참가해 예년 대회의 3배에 달한 것은 물론 한국의 15개 광역지자체와 미국의 6개 주, 중소기업개발센터(SBDC) 관계자들도 참가했다.
행사장 1층과 2층에는 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 대기업을 비롯해 535개 기업과 지자체들이 650여개의 부스를 마련하고 첨단 하이테크 제품부터 먹거리까지 홍보에 열을 올렸다. 첫 날부터 1만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리면서 투자 상담 건수가 1만7183건에 달했으며 상담 규모 5억7260만 달러에 현장 계약액수 1940만 달러라는 역대 최고 성과를 달성했다.
폐막식을 마친 동포청과 조직위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기대 이상의 성과와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한 것에 대한 안도감과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첫 해외 개최이다 보니 매뉴얼이 전혀 없어 하나부터 열까지 맨땅에 헤딩하기였다고 한다.
개막 전 대회 조직위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OC한인상공회의소 회장단과 이사진이 주축이 돼 준비 작업 진행 과정을 꼼꼼히 챙기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 및 대회 유치 경쟁자였던 각 지역 한인상공회의소 관계자들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폐막식에서 이기철 동포청장은 이번 대회 성공 비결로 ‘원팀 정신’을 꼽기도 했다. 한인사회의 성숙함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올 만 했다.
대회 기간 중 현장 취재를 하며 만났던 참가자와 관람객 가운데는 만족감을 나타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기대했던 실적은 얻지 못했지만 직접 와서 부닥쳐 보니 멀게만 느껴졌던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찾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만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인종 바이어나 관람객들이 생각보다 적어 아쉬웠다는 지적들도 있었다. 한인상공인들을 위한 행사라지만 해외 첫 개최지가 미국이다 보니 참가업체들이 대부분 미국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를 걸고 참가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 주류 언론에 행사 개최 안내기사가 실리고 라티노 방송에서 현장 취재를 나왔지만 K팝, K푸드, K미용 등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더라면 타인종 상공인 및 관람객들이 더 많이 찾아오지 않았을까 싶다.
디즈니랜드 인근에 있어 통행량이 많은 컨벤션센터의 대로변 홍보용 대형 전광판에 각종 이벤트 안내부터 센터 직원 모집 광고까지 다양한 정보가 게시되고 있었지만 정작 한상대회가 열리고 있다는 안내문은 볼 수 없었다. 관람객 중에는 행사장 지도 등 안내 미흡을 지적하기도 했다. 650여개 부스가 1, 2층에 마련됐는데 부스 업체명과 위치가 표시된 지도가 없어 효과적으로 행사장을 둘러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만 한인 기업과 개인들이 십시일반 기부한 수백만 달러가 투입된 해외 행사가 ‘한인들만의 잔치’로 끝난 것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대회가 향후 해외 개최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한다. 동포청은 대회 참가자,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만큼 결과를 토대로 글로벌화를 위한 개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첫 해외 개최 한상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미주 한인 사회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사명감과 열정으로 1년 반 동안 생업은 제쳐놓다시피 하고 입술이 터지도록 열심히 뛴 모든 관계자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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