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팁 문화에 한인들도 부글부글
“특별한 서비스 제공 없이 팁만 강요하는 분위기 반대”
패스트푸드·카페서도 요구, 배달앱 “노팁시 배달 지연” 경고
택스에도 팁 붙이는 꼼수 쓰는 식당도 늘어 주의해야
#. 맨해튼에서 근무하는 한인 권 모씨는 ‘카페용’ 현금을 따로 챙겨 다닌다. 그는 “카페나 빵집에서 주문하면 팁을 요구하는 결제 화면을 보게 되는데, 최소 18%에서 시작해 카페치고는 과도한 팁을 내게 된다”며 “차라리 1~2달러 정도를 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현금을 갖고 다니게 됐다”고 전했다.
갈수록 과도해지는 팁 문화에 뉴욕 일원 한인들의 불만도 날로 커지고 있다. 팁 금액 자체보다는, 고물가 시대에 팁 근로자들을 위해 소비자들이 ‘당연히’ 팁을 줘야 하는 것처럼 자리 잡은 문화에 대한 반발이 크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의 최근 조사에서도 팁 문화에 대한 불만을 체감할 수 있다. 미국인 중 72%는 ‘5년 전 대비 더 많은 곳에서 팁을 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고, 40%는 ‘테이크아웃 매장에서 제안하는 팁 금액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코리아타운 한식당을 비롯해 뉴욕의 많은 식당에서 은근슬쩍 더 많은 팁을 요구한다는 점도 분노를 사는 부분이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한인 김 모씨(37)는 최근 한 식당에서 판매세가 붙은 총금액에서 팁 비율을 계산해 ‘권장 팁’을 요구한 것을 발견했다. 그는 영수증을 받아든 뒤 “기계적으로 18% 팁 항목에 체크하려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시 계산해보니 택스에 팁이 붙어 있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과도한 팁 문화는 오히려 외식소비를 축소하고, 팁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는 “투고(to-go) 식당에서조차 팁을 요구하면서 오히려 습관적으로 주던 팁을 안 주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기업이 팁 의존도를 줄이고, 직원에게 더 나은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다수”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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