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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산파

어머니의 장독대는
 
배불뚝이 항아리들의 집성촌
 
 
 
만삭의 임산부들
 


뚱뚱한 배 내놓고
 
옹기종기 일광욕 하고있네
 
여기저기
 
장 익어가는 소리 가만히 들리는
 
그런 오후  
 
 
 
때 맞춰
 
허리 굽은 산파 납신다  
 
 
 
몇몇 옹기는 출산 멀었다 하고 패스! 패스!
 
지쳐 보이는
 
어떤 독 앞에서 걸음 멈추신 어머니
 
흙으로 빗은 자궁 열고
 
숙성된 냄새부터 간을 보신다  
 
 
 
잘 익었네
 
익히느라 애썼구나
 
된장독 둥근 허리
 
윤이 나도록 닦고 계셨다

변정숙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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