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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참사로 이어지는 자동차 과속

윤재현 전 연방공무원

윤재현 전 연방공무원

맑은 하늘의 날벼락이다. 지난 10월 17일 밤 9시쯤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에서 4명의 페퍼다인 대학 졸업반 여학생들이 과속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사고를 낸 22세의 운전자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달렸으면 주차된 차 3대를 들이받고 옆에 서 있던 여학생들까지 덮쳤을까.
 
어이없는 참변을 당한 여대생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페퍼다인 대학 전체가 슬픔에 잠겼다. 운전자는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이 됐다. 그의 인생도 망가진 셈이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얼마나 마음이 괴로울까. 그도 불쌍하기 짝이 없다.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끼고 있는 샌타모니카 파머스 마켓에서는 지난 2003년 86세의 시니어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군중 속으로 질주한 사건이 벌어졌었다. 당시 10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70명이나 발생하는 큰 사건이었다.  이 사건 이후로 캘리포니아주는 시니어의 운전면허 갱신 조건을 강화했다.
 
요즘 눈이 텁텁하고, 오른쪽 눈은 자꾸 감기려고 한다.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 눈에 좋다는 비타민은 모두 챙겨 먹고 당근도 많이 먹지만 앞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은근히 걱정이다. 시력이 더 나빠지면 운전을 하지 못한다. 그러면 날개 부러진 새가 된다. 매일 약국,도서관, 월마트, 코스트코, 그리고 타겟 등을 드나드는데 운전을 하지 못하면 큰일이다. 요즘도 가능한 밤 운전은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하루 평균 시니어 운전자 20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700명이 부상을 입는다고 한다. 은퇴자협회(AARP)에 의하면 시니어들이 운전대를 놓는 평균 나이가 75세다. 미국에서 운전은 연령 제한이 없다. 나는 앞으로 10년 그러니까 100세까지 운전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열심히 체력을 기르고 인지 능력을 향상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가장 좋은 체력 훈련은 수영이다. 인지 능력 훈련으로는 독서, 신문 읽기, 그리고 글쓰기를 하고 있다. 나는 아직 종이 신문을 고집한다.  
 
이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사건은 젊은이나 시니어 운전자나 과속하면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자동차는 편리한 교통수단이지만 무시무시한 살상 무기로 돌변할 수도 있다. 요즘 나는 복잡한 주차장에서는 주위를 살피며 더 천천히 운전한다. 아직 천천히 운전한다고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손주들의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운전 교육 비용을 주고 있다. 전문가에게서 도로 규정, 방어운전 방법 등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운전은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 되며,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운전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가장 값진 투자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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