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형 연금 '투자 옵션' 사용법] 연금 상품 수요 폭증…매출 사상 최고치 경신
금리 인상 효과, 시장하락 위험 없는 수익 포텐셜 등 요인
자산운용 한 부분으로 채권과 함께 위험 분산 기능 수행
투자용 '지수 옵션' 선택 시 '변동성 제한지수' 의존 지양
경험 데이터 충분한 대표 시장지수 비중 높이는 것 바람직
▶왜 지수형 연금인가
지수형 연금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금리 인상 결과다. 이자가 올라가면서 연금상품 전반의 경쟁력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확정이자 연금인 MYGA는 금리 인상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이자가 많아지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 사이 인기를 끌었다.
지수형 연금의 인기는 보다 복합적이다. 지수형 연금의 수익성 경쟁력은 지수형 생명보험과 마찬가지로 보험금융사들의 채권 포트폴리오의 평균 이자수익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의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고 시간이 좀 걸린다. 채권 포트폴리오의 옛날 채권들이 이자가 높은 새 채권들로 대체되기까지는 지체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지수와 연계된 ‘투자 옵션’이 갖는 수익 상한선은 보험 금융상들의 옵션 예산에 따라 결정된다. 높은 이자를 주는 채권들로 포트폴리오가 대체되는 만큼 옵션 예산은 늘고, 수익 포텐셜은 커진다. 그만큼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수익 상한선도 상향 조정될 공산이 크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수형 연금의 수익성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는 꾸준히 경쟁력이 더 개선될 것이다.
이는 그러나 중장기적인 요인이다. 최근의 인기는 시장의 불확실성에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위험자산의 리스크가 높아질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늘게 돼 있다.
지수형 연금은 위험자산의 리스크는 없으면서, 위험자산의 수익 포텐셜로부터 완전히 배제돼 있지 않다는 점이 강점이다. 원금의 손실 없이 시장이 주는 수익 포텐셜의 일부를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지수형 연금이 하나의 투자자산 유형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 역시 최근 수요 증가의 주된 동력이다. 그동안 지수형 연금을 자산운용 전략에 포함될 수 있는 하나의 자산 유형으로 수용하기를 꺼려온 브로커 딜러나 자문사 등이 이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는 꾸준히 가속이 붙고 있다.
자산운용에서 안전자산 역할을 하고 리스크 분산 기능을 담당했던 것은 전통적으로 채권이다. 채권은 이자가 오르면 가격이 내려간다. 주식형 자산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시장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그러나 지수형 연금은 주식시장이 하락하거나 이자가 오른다고 원금이 손실을 경험하지는 않는다. 이런 이유로 지수형 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채권과 함께 혹은 채권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채권보다 리스크가 낮으면서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펜션 기능
지수형 연금의 인기는 리스크가 낮은 자산축적의 도구의 역할이 증대한 탓도 있지만 역시 안전한 은퇴자산 관리와 소득원의 기능을 빼놓을 수 없다. 은퇴 예상 시기를 알면 최소한 10년 정도 여유를 두고 자금을 적립하는 것이 연금수령 혜택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시중의 대부분 연금상품이 적립 후 10년 이상을 기다릴 때 가장 많은 평생 보장 연금 금액을 수령할 수 있도록 고안돼 있다.
▶다양한 ‘투자 옵션’
지수형 연금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다양한 지수와의 연계를 통해 이뤄진다. 직접 지수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택한 특정 지수의 성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그리고 지수형 연금에서 제공하는 지수들은 매년 더 다양하고 혁신적이 되어가고 있다.
S&P500이나 나스닥, 러셀 등 이미 알려진 대중적 시장지수뿐만 아니라 이른바 ‘VCI’라고 하는 다양한 맞춤형 지수들이 있다. ‘변동성 제한지수’라고도 이해될 수 있는 VCI는 새로운 모양을 하고 하루가 멀다 쏟아지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지수 선택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변동성 제한지수(VCI)들은 대부분 성적이 좋게 나온다.
지나온 시장환경에 대해 대입해본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실제 상황을 지나온 연혁은 대부분 5년 미만일 것이다. 나머지는 이미 나온 데이터를 기준으로 조립된 지수이기 때문에 성적이 나오지 않기는 사실 힘들다.
물론 이 역시 역사적 경험치들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시장환경도 비슷한 패턴을 반복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들 신생 지수는 실제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짜 이력서가 없는 셈이다.
2020년 들어서만 해도 새로운 경험들이 많았다. 팬데믹과 전쟁,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사이클 등만 봐도 과거의 경험들과는 다른 충격이었고 아직 남은 여파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치와는 사뭇 다른 환경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나마 실제 경험을 충분히 쌓아온 지수는 S&P500, 다우, 나스닥, 러셀 등 대표 시장지수들이다. 이들의 역사적 경험치에 의존해 미래를 예상해보는 것은 적어도 현실적이다. ‘변동성 제한지수’의 잠재적 수익률은 아직은 실제 경험치가 부족한 가상적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보통 VCI를 근거로 한 예상 수익률이 훨씬 높게 나온다.
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신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능한 오랜 역사적, 경험적 데이터를 축적한 대표적 시장지수를 주된 ‘투자 옵션’으로 선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보다 실제에 근접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VCI 일부와 대표 시장지수를 적절히 함께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나 예상 수익률이 높다고 VCI에 ‘올인’하는 것은 재고해보자.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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