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시니어 스토리] 팬데믹…비즈니스 닫았지만 봉사 계기로
충효태권도 정종오 관장
주3회 '그리피스' 정상 밟기
매 3개월 보약으로 건강챙겨
'도장'없지만 가르치기 계속
두 아들 모두 아버지와 같은 태권도인을 걷고 있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LA에서 충효태권도라는 이름으로 도장을 운영했다. 큰 아들 민규는 한인타운에서 엘리트태권도센터로, 둘째 형수는 라팔마 충효태권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 관장은 이제 도장은 포기했지만 장소를 렌트해서 태권도를 계속 가르치고 있다. 월수금 오후 5시부터 1시간씩 태권도를 가르치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원래 그는 태권도 사범으로 태권도를 통한 선교 활동을 원해서 1984년도에 충효태권도를 세우고 동시에 세계 선교 태권도협회를 창립했다. 이 협회를 통해 39년간 어려운 신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고 각종 선교단체에 선교 헌금을 전달했다.
또 다른 직업은 한의사다. 1986년 가주 한의사자격증을 따고 '약손한의원'을 개원해 어려운 한인 시니어들에게는 무료로 인술을 펼쳐왔다. 1991년 한의사협회 부회장 시절엔 가주 한의사 25명을 이끌고 중국 장춘 중의 대학에서 임상 실습을 다녀오기도 했다. 2021-2022년엔 가주 한인 한의사협회장을 맡기도 했고 이어서 미주 기독한의사 협회장으로도 봉사했다. 또 이민 오기 전에 일했던 대한항공 보안승무원 동료를 모아 1983년엔 모임도 만들어 역시 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하루 일과는 주3회 새벽 그리피스 천문대로 올라가 정상 밟기를 한다. 1시간 걸리고 8000보쯤 걷는다. 이외 시간은 한인 사회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봉사도 하고 봉사할 일을 찾기도 한다. 정 관장은 "할 일이 있는 것은 건강과 직결된다고 믿고 있다"며 "건강을 위해서 3개월마다 보약을 먹고 있는데 벌써 30번째 먹고 있어 보약의 힘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버켓리스트가 아쉽다. 여행을 좋아하면서도 경제적인 한계 등으로 여행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기회를 만들어 캐나다와 미국 대륙 횡단, 남미 선교 여행을 마칠 계획이다. 건강하니 문제가 없다.
지난 4월 중순 기독한의사협회 회원 20여 명과 함께 키르키스탄을 방문해 3박 4일간 의료 선교 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귀국 길에 3박 4일간 튀르키에 성지순례도 가졌다. 튀르키에 선교사에게 지진 성금 5000달러도 전달했다. 앞으로 나바호 인디언 의료 선교를 계획 중이다.
도장을 운영하면 아무래도 매달 렌트 비용이 부담인데 클래스만 열고 있어 큰 부담이 없다. 그래서 10월부터 수요일 그룹 레슨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는 "오랜 기간 운영하던 도장을 코로나로 인해 닫아서 매우 섭섭했다"며 "하지만 지금 오히려 홀가분하고 좀 가볍게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은 인생도 봉사하며 남을 도우며 행복하게 살라는 하나님의 배려라고 믿고 있다.
두 아들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님 믿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것. 항상 기도하고 있다.
한편 정 관장은 "우연히 제가 바람둥이라는 소문을 직접 들었다"며 "아마도 학부모나 여성 환자로부터 감사의 점심 대접을 받을 때가 있다. 사양하기 어려워 응하는데 자주 상대가 바뀌므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마웠던 분도 몇 분 꼽았다. 한국에서 주공 주택에 당첨돼 계약금이 필요했는데 월급의 30배나 되는 통장을 주면서 마음대로 쓰라고 했던 숭일중학교 교감선생님이 한 분이고 다른 한 분은 LA에서 충효태권도를 시작할 때 디파짓 2000달러를 내주신 당시 우일여행사 강우봉 사장이다. 이외 행사 때마다 도와준 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아쉬운 일도 있다. 충효태권도장이 잘 될 때에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선교 장학금, 선교 헌금 등으로 많이 나눴는데 지난 2010년 작고한 부인이 당시에 "그 중에 조금이라도 가족을 위해서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또한 한인 사회 행사에는 발 벗고 나서서 참가했지만 두 아들의 학교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해서 두 아들이 서운해 한 점이다.
정 관장은 앞으로 못 다한 교회 봉사, 선교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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