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회학자, 제 자리 계승할 수 있었으면”
퀸즈칼리지 민병갑 석좌교수, 내년 은퇴
재외한인사회연구소 설립, 한인 이민사회 연구 매진
민 교수는 13일 뉴욕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 나이가 벌써 81세로, 이제 저는 연구에만 집중하고 저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한인 교수를 찾으려 한다"며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잘 알고, 연구소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여름께 은퇴식을 갖고 은퇴하지만, 그는 한인 이민사회에 대한 연구는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한인 커뮤니티를 다룬 자료를 제공하는 중요한 미션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설립도 타진 중이다. 그는 "충남 보령군에서 출생, 농사짓는 부모 밑에서 어렵게 자랐기 때문에 어려운 이들의 심정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당초 그는 7남매로 태어났지만, 다들 적절한 의료지원을 받지 못해 세상을 뜨고 혼자만 남게 됐다. 민 교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서울로 이사한 후에도 난방이 되지 않는 방에서 자며 걸어서만 이동했고 점심도 거르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유학을 결심한 그는 1972년 미국으로 왔다. 조지아주립대에서 사학 석사, 교육철학 박사, 사회학 박사학위 등을 잇달아 취득한 그는 고생 끝에 45세가 돼서야 퀸즈칼리지에 취업해 뉴욕으로 오게 됐다.
그는 "대규모 아시안 커뮤니티가 있는 플러싱은 저에게 최적의 장소였다"며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뉴욕시 한인 청과인 연구·한인 등 아시안의 결혼 형태와 가정 내 모국어 사용·이민자 기업가 정신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했고 2010년엔 전국 최초로 재외한인사회를 연구하는 '재외한인사회연구소'를 출범했다. 2012년 미국사회학협회에서 아시안 최초로 국제이민부문 우수경력상을 받았고, 최근에는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후보로도 지명됐다.
그는 "건강하게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매일 새벽 테니스를 하고 있다"며 "이젠 다른 한인 사회학자가 내 자리를 계승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서전 집필도 준비 중이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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