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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공지능 시대의 노동조합 역할

정 레지나 LA 독자

정 레지나 LA 독자

최근 미국 노동조합의 힘이 더 강력해졌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급여 및 복지 향상, 근무 환경 개선 등의 요구를 협상을 통해 얻으려고 하지만 종종 파업에 나서기도 한다. 요즘은 협상 조건에 인공지능(AI)과 신기술 사용 등이 새롭게 추가되고 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노조 단체는 지난 9월 ‘영화 및 텔레비전 프로듀서 연합(AMPTP)’과 잠재적 합의를 끌어낸 ‘미국작가협회(WGA)’, 아직 파업 중인 ‘배우와 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전미자동차노조(UAW)’, ‘카이저 퍼머넌트병원 노조연합(CKPU)’ 등이다. 이외에도 지난 여름 조용히 협상을 완료한 ‘할리우드 감독조합(DGA)’, UPS 소속의 ‘팀스터 유니언’, 서부 항구의 ‘국제화물처리 및 창고 노동조합(ILWU)’ 등이 있다.  
 
AI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도전과 기회를 주고 있다. 높은 생산성, 혁신, 경제 성장 등의 기대감과 함께 편리함도 제공한다. 그러나 신기술 도입 및 업무의 자동화로 인해 노동자들은 작업 대체, 이직, 권리 침해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AI 사용의 공정성 확립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이 원하는 미래는 AI와 함께 생산성을 향상하고 시대적 도전에 대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가 148일의 파업을 중단하고 AMPTP와 스트리밍 회사들과 맺은 WGA의 잠정 협상문에 들어 있다. 협상안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노사관계’의 모델로 언급되고 있다.
 


노동법에 따르면 기술 사용 결정은 경영 권한에 속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WGA는 협상 초기에는 AI에 관한 협상을 숙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AI에 대해 논의조차 거부하는 스튜디오들의 태도에 문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작가들의 존재적 위기를 깨달았다. 인간의 창조성을 두고 예술가와 로봇이 싸울 수 있는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AI 사용 지침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반면 스튜디오 측은 AI 작품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스튜디오는 일반적으로 고용한 작가들의 작품 저작권을 소유하는데 AI는 작가가 아니어서 저작권이 없다.  협상에 따르면, AI는 대본 작성 및 개작을 할 수 없다. 스튜디오는 AI를 사용할 수 없지만, 작가는 AI를 사용할 수 있다.  AI가 생성한 자료가 작품에 사용될 경우 스튜디오는 작가에게 알려야 하며 해당 작품의 크레딧은 마무리한 작가 몫이 된다. 또한 스튜디오 마음대로 작가의 작품으로 AI를 훈련할 수 없다.  
 
노조 합의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동 글쓰기로 스튜디오의 저작권 문제도 해결해 윈윈의 결과로 평가받았다. 이 계약은 AI도 노사 협상 대상이 된다는 새로운 전례를 만들었고, 이 전례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 한다.  
 
지난 7월 작가들 파업을 지원하기 위해 63년 만에 동시 파업을 감행한 SAG-AFTRA는 아직 협상 중이다. 배우조합은 임금 및 재방송료 인상, 시청률에 기반한 스트리밍 보너스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 있는 문제에 맞서 배우의 이미지와 목소리를 보호하려고 한다. WGA의 합의문이 SAG-AFTRA협상의 가이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가 하면 UAW 파업 이유 중 하나는 내연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의 시대적 전환이다. 포드의 최고경영자 짐 팔리는 전기차 생산은 내연자동차에 비해 노동력은 40% 덜 필요하고, 생산 과정은 30% 더 간단하다고 한다.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예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GM의 전기차 베터리 공장 노동자들의 UAW노조 가입이 허용됐다.  
 
급격한 기술변화 시대에 노동조합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했다. 파업과 같은 집단 협상이 때로는 목표 달성을 위해 크게 효과적일 수 있다. 이번 노조가 얻은 결과물은 조합원뿐 아니라 다른 직종 근로자의 작업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 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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