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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SMG 합병이 남긴 숙제

서울메디칼그룹(SMG)은 한인 의료계 성장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93년 차민영 내과전문의 등 한국 의과대학 출신 1세대 의사 네트워크로 시작했다. 30주년을 맞은 현재 SMG는 미 서부, 뉴욕, 조지아, 하와이 등 7개 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SMG에 따르면 환자 7만여 명, 4800여 의료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MG는 외적 성장면에서 명실상부 한인사회 최대 메디컬그룹이란 평이다. 특히 보험업계 한 에이전트는 “시니어 환자들은 우리가 SMG를 소개하기도 전에 먼저 이용하고 싶다고 말한다”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SMG가 한미메디컬그룹(KAMG)과 더불어 한인사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연 1세대 의사들의 노력과 헌신 덕이다. 이들은 1970~80년대부터 한국에서 안정된 삶을 버리고 미국에 이민 왔다. 대부분 한국의 내로라하는 의대를 졸업했다. 고국에서 얼마든지 편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이다.
 
덕분에 주요 도시 한인은 ‘우리말 진료와 상담’이 가능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영어를 웬만큼 배운 사람도 몸이 아플 때는 한국어가 가능한 의사를 먼저 찾는다.
 


한인 의사는 대부분 최소 10분 이상(때론 30분 이상) 환자를 진료한다. 환자 증상을 듣고 알맞은 치료까지 제공해 만족도가 높다. 1세대 의사와 한인 메디컬그룹이 한인사회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SMG가 한인 메디컬그룹 정상에 선 시점, 한인 차세대가 주축이 된 헬스케어 회사 어센드 파트너스와 합병했다. 대주주가 바뀌는 상황을 놓고 한인 의료계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세대 의사 중심이던 메디컬그룹 운영방식 변화가 예고돼서다.
 
SMG와 어센드 파트너스 인수합병을 바라본 1세대 의사들은 ‘세대교체와 정체성 유지’를 강조했다. 이들은 한인 메디컬그룹에 참여하는 ‘젊은 의사’가 드물다고 걱정했다. 반면 1세대 의사 상당수가 60~70대로 ‘은퇴 시기’에 직면했다. SMG 인수합병을 이런 현장 분위기를 반영한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보는 이유다.
 
한 70대 내과전문의는 “요즘 젊은 (한인) 의사는 대형병원에서 페이닥터를 하려고 하지 병·의원 차리기를 꺼린다”며 “30~40년 키워온 한인 메디컬그룹은 한인사회에도 꼭 필요하다. 한인 차세대 경영진이 ‘정체성’을 유지해 한인 메디컬그룹을 공고히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SMG 소속 30~40대 젊은 의사들도 “SMG가 걸어왔던 길을 유지하고, 의료진 대우강화 및 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메디컬그룹 경영에 참여한 어센드 파트너스를 이끄는 황인선·리처드 박(한국명 박준) 공동설립자의어깨가 무겁다. SMG에는 1세대 의사들의 땀과 헌신이 담겼고, 이민자의 건강이 달렸다. 헬스케어 투자전문 회사의 영리활동으로만 귀결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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