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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한인 경제권 노조 문제 고민해야

이은영 경제부 부장

이은영 경제부 부장

“당신들의 급여는 오르고 혜택은 많아져야 한다. 포기하지 말라.” 지난달 말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벨벨의 제너럴모터스(GM) 직원 파업 현장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메가폰을 잡고 외친 말이다. 평소 친노조적이라 주장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파업 피케팅 대열에 합류한 첫 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포드, GM,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지프·램 모회사) 등 미국 자동차 업계 빅 3의 동시 파업을 주도하는 전미자동차노조 주장은 이렇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자동차 산업을 살린다는 이유로 직원들은 구조조정 등의 고통을 감당했는데 경영 상황이 좋아진 지금 사주와 경영진은 노동자들의 과거 희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자동차 업계 빅 3의 동시 파업을 주도하는 전미자동차노조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그 배경에는 내년 재선도전을 앞두고 전기차 전환 정책으로 고용 불안에 휩싸인 노동자들을 달래려는 의도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노사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해고와 조업 중단 등으로 인한 손실은 더 커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대형 의료기관인 카이저 퍼머넌트 직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고물가로 실질 임금이 대폭 감소한 데다 상반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월 파업을 시작한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은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5월부터 파업에 돌입했던 작가조합은 150일간 파업을 끝내기 위한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 작가조합이 급여 인상을 핵심 조건으로 내걸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료 인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스트리밍 업체들은 구독료를 올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1월 구독료를 인상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오는 12일부터 광고 없는 요금제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아마존은 내년부터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에 광고를 포함한다. 돈만 더 내면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상품도 준비 중이다.  미국작가조합의 파업 여파가 인플레이션으로 가뜩이나 얄팍해진 소비자의 지갑을 더욱 가볍게 만들고 있다.  
 
전국이 파업으로 들끓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노조 무풍지대였던 한인 업계에도 노조설립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6월 한식당 ‘겐와 코리안 바비큐’에서 식당 노조가 출범한 이후 대형 한인 마켓인 LA 한남체인과 정수기 렌털 사업 등을 하는 코웨이USA에서도 노조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LA 한남체인의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측은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캘리포니아 소매식당노조(CRRWU) 가입을 신청했다. CRRWU는 한인타운노동연대(KIWA)가 설립을 주도한 노조 단체다. 겐와 코리안 바비큐 노조 회장이면서 한인타운노동연대(KIWA) 이사인 호세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는 1년 전 겐와 노조 설립 당시 다른 한인타운 업체로 노동조합 결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언급대로 한인 업체들에서의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물가상승과 노동력 부족이 심화한 가운데 전국에서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크고 작은 파업과 노조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갤럽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노조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답해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가계부담 증가에도 미국 전체적으로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지 않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인 경제 상황은 다른 양상이다. 한인 소매업계는 예상보다 심각한 매출 타격에 당황하고 있다. 지금 한인 업체들로 퍼지고 있는 노조 설립이 앞으로 한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한인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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